10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水) 없다! 태국’ 1부 ‘물 위의 사람들’ 편이 전파를 탄다.
태국 남부 팡아 주(PhangNga)에는 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립공원이 있다. 팡아 만 해양 국립공원(Phang-Nga Bay National Park)이다. 무려 150여 개나 되는 석회암 섬들이 에메랄드빛 바다 위에 각양각색으로 흩어져 있는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 석회암 섬들 중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섬은 ‘제임스 본드 섬’이다. 못을 바다에 박아 놓은 것 같이 생겨 본래 이름은 ‘못 섬(Nail Island)’이라는 뜻인 따뿌 섬이지만, 영화 007시리즈 <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의 촬영 장소로 유명해지면서 ‘제임스 본드 섬’으로 불리고 있다. 보트를 타고 섬 아래 형성된 종유석 동굴을 지나면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아름다운 팡아 만의 비경에 취해본다.
팡아 만의 수많은 섬들 중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섬이 있다! 빤이 섬(Ko Panyi)이다. 약 200여 년 전,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서 온 어부들이 깃발(빤이)을 꽂고 살기 시작하면서 개척된 섬이라고 하는데, 다른 섬보다 크거나 인간이 살만한 땅이 있어서 이 섬을 택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섬 아래 바위의 퇴적물이 만든 아주 작은 땅이 있을 뿐이다!
땅이 없는 이 섬에서 그들은 어떻게 200년 넘게 살아가고 있을까. 바로 수상가옥이다. 물속에 빼곡하게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그 위로 집을 지었다. 얼마나 꼼꼼하고 체계적으로 잘 지었는지 수상마을을 걷다보면 발밑에 바다가 있다는 사실을 잊게 될 정도다. 또한 마을 규모에 한 번 더 놀라게 되는데, 호화로운 저택은 물론 이슬람 사원, 학교, 시장, 수상 축구장 등 없는 게 없다. 그들에게 허락된 섬 아래 작은 땅에는 이슬람 사원과 무덤이 있다. 그들은 이곳에서 태어나고 살아가고 생을 마감하면 그 작은 무덤에 묻힌다. 조금은 더 편하게 살 수 있는 육지의 삶을 마다하고 물 위에서 살아가는 빤이 섬 사람들의 아주 특별한 삶을 만나본다.
미얀마 국경, 태국 라넝(Ranong) 주 안다만 해(Andaman Sea)의 인근에 위치한 라오 섬(Ko Lao)에도 물 위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 모켄족(Moken)이다. ‘잠수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모켄족(Moken)은 바다 집시다. 그들은 수백 년 넘게 끊임없이 섬에서 섬으로 이동하며 우기를 제외한 일 년 중 여덟 달 이상을 원시적인 배 위에서 생활하며 살아왔다고 한다. 오랜 방랑을 끝내고 현재 라오 섬의 모켄족은 그 섬에 정착했다고 하는데, 맨몸으로 수심 20m까지 잠수해 작살로 물고기를 잡으며 살아가는 바다 집시, 모켄족을 만나본다.
[사진=E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