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석화굴기’ 핵심 사업 중 하나였던 말레이시아 롯데케미칼(LC) 타이탄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롯데케미칼은 11일 LC 타이탄이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에 신주 5억8,000만주를 포함한 총 23억779만1,500주를 상장했다고 밝혔다. 상장 금액만도 4조원에 달하는 LC 타이탄 상장은 2010년 페트로나스케미칼이 말레이시아 증시에 상장한 후 아시아 석유화학업계 최대규모의 기업공개(IPO)로 기록됐다. LC 타이탄의 시가총액 역시 말레이시아 전체 상장사 중 30위권에 해당할 정도다.
2010년 타이탄 지분 100%를 1조5,000억원에 사들인 롯데케미칼은 이번 상장으로 기업가치는 2.5배가 됐고 약 1조원의 추가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롯데그룹은 확보한 자금을 말레이시아에서 진행 중인 에틸렌 및 폴리프로필렌 증설 프로젝트와 인도네시아 신규 NCC 증설 프로젝트에 사용할 예정이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은 “IPO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함은 물론 활발한 증설과 신규사업 투자로 동남아시아권을 넘어 글로벌 화학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LC 타이탄의 상장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애초 업계에서는 LC 타이탄의 상장으로 롯데그룹이 1조5,000억원대의 신규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2·4분기 들어 석유화학 시황이 다소 주춤해지면서 공모가와 신주 발행 규모가 예상보다 축소됐다.
하지만 큰 문제 없이 LC 타이탄의 상장이 마무리되면서 결과적으로 신 회장이 꾸준히 추진했던 석유화학사업 중심의 성장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롯데케미칼은 삼성SDI의 케미컬 사업 부문(롯데첨단소재)과 삼성정밀화학(롯데정밀화학), 삼성BP화학(롯데BP화학)을 인수하고 이탈리아 베르살리스와 손잡고 ‘롯데베르살리스 엘라스토머스’를 설립하는 한편 미국에 3조원 규모의 에탄분해시설을 건설하는 등 적극적 투자를 통해 주요 제품의 수직계열화와 규모의 경제를 이뤄왔다. 특히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생산시설 증설에 사용하게 되면 기존 한국과 중국·말레이시아 중심의 생산기지에 인도네시아와 미국까지 추가되면서 굴지의 글로벌 화학사로 도약할 것이라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