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서울경제TV][투데이포커스] 중개사 VS 변호사 갈등 2라운드

‘트러스트 스테이’ 집주인·세입자 각각 트러스트와 계약

집주인에 새로운 세입자 지속적으로 공급해줘

중개사협회, 트러스트와 소송… 1심 패소·2심 중

트러스트 “중개행위 아니라 법률 자문이다”

중개업계 “말장난일뿐… 공인중개사법 위반”

중개사법의 ‘중개’ 규정 모호해… 개정안 발의

변호사법 ‘일반 법률사무’ 광범위해 실효성 없을수도







[앵커]


오늘(12일) ‘변호사 복덕방’으로 불리는 트러스트 부동산이 ‘트러스트 스테이’란 새 사업을 들고 나왔습니다. 집주인과 세입자가 트러스트와 임대차계약을 각각 맺고, 향후 보증금과 월세 비중을 각자가 원하는 비율로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건데요. 이에 공인중개사업계는 변호사들이 법률서비스라는 명분으로 공인중개사업무를 불법으로 하고 있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사업 영역을 놓고 소송전까지 벌이고 있는 변호사와 중개사간의 싸움이 새로운 국면을 맞는 모습인데요. 자세한 얘기 경제산업부 정창신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변호사와 중개사들이 사업 영역, 다시 말해 밥그릇 소송 중에 변호사들이 시작한 새 사업이 ‘트러스트 스테이’라고요. 이게 어떤 겁니까.

[기자]

네. 변호사들로 구성된 트러스트 부동산이 오늘 ‘트러스트 스테이’란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보통 전월세 계약을 할 때 집주인이나 세입자는 공인중개사를 통해 거래를 하는데요. 이번에 트러스트 부동산이 론칭한 서비스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중개사 없이 트러스트와 각각 계약을 맺고 보증금과 월세 비중을 원하는 비율로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집주인이 3억원에 아파트를 전세 놨다가 나중에 전세금을 2억으로 낮추고 월세를 50만원 받겠다고 하면, 보통은 중개사를 통해 얘기를 하거나 세입자한테 직접 얘기를 했습니다. 서로 감정이 상할 가능성이 컸죠.

하지만 이 서비스는 집주인이 월세를 받겠다고 트러스트에 얘기하면 세입자한테 월세를 내게하는게 아니라 제휴를 맺은 은행에서 돈을 내주는 구조입니다. 트러스트는 이를 위해 전북은행과 협약을 맺었고요. 여기에 집주인은 세입자를 직접 찾지 않아도 트러스트를 통해 새 세입자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새로운 방식의 부동산 서비스가 되겠군요. 집주인에게 세입자를 구해준다는 점에서 부동산 중개업무와 유사해 보이는데요. 중개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겠군요.

[기자]

네. 트러스트의 새 서비스 소식을 접한 한 공인중개사는 “중개업계 틈새를 노린 것 아니냐”면서 “화가 많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공인중개사협회는 변호사들의 부동산중개 업무가 불법이라며 트러스트 부동산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11월 1심에서 패소하고 2심이 진행 중인 터입니다. 이 와중에서 새로운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내놓은 것인데요.

공인중개사협회 조사에 따르면 전국 공인중개사는 38만명인데 이중 중개사무소를 개설한 공인중개사는 10만명에 달합니다.

중개사협회는 트러스트 부동산과 2심 재판이 진행 중인데요. 이르면 이달 중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아까 말씀하셨듯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 재판에선 4대3 의견으로 변호사들이 이겼고요. 2심 결과에 따라 중개사들이 이긴다면 트러스트에 손해배상도 청구한다는 계획입니다. 만약 중개사들이 지면 대법원까지 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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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사들의 반발은 부동산 중개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개업공인중개사가 10만명에 달하고 변호사들마저 중개업에 뛰어들면서 일부 지역에선 문 닫는 중개업소들도 나오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중개사들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공인중개사와 변호사들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들이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법적 근거는 뭔가요.

[기자]

트러스트 부동산은 “부동산 중개행위가 아니라 법률 자문을 해주는 것인 만큼 문제 될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변호사법 제3조(변호사의 직무)에 따르면 “변호사는 당사자와 그 밖의 관계인의 위임 등 대리행위와 일반법률 사무를 하는 것을 그 직무로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부동산 알선행위를 한 게 아니라 일반 법률 사무를 했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중개사들은 “결국 말장난일 뿐이라면서 공인중개사 자격증 없는 부동산중개 업무는 공인중개사법 위반”이라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선 공인중개사법에 나와 있는 ‘중개’의 정의가 모호하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붉어진 것이란 분석입니다.

공인중개사법 제2조 1항은 “중개대상물에 대하여 거래당사자간의 매매·교환·임대차 그 밖의 권리의 득실변경에 관한 행위를 알선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돼 있고요.

같은 법 2조 3항은 “중개업이라 함은 다른 사람의 의뢰에 의하여 일정한 보수를 받고 중개를 업으로 행하는 것을 말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변호사들이 부동산 중개를 하면 안된다는 명확한 규정은 없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에선 공인중개사법에 규정된 ‘중개’의 내용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지난 2월 바른정당 이은재 의원(서울 강남 병)에 의해 발의됐습니다.

이번 개정안을 보면 ‘알선’을 ‘알선을 위한 중개계약, 거래상대방 탐색, 현장안내, 표시·광고, 가격협상, 권리분석, 거래계약서 작성,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작성 등 일체의 행위’로 구체화했는데요.

일각에선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변호사법에 규정된 업무범위인 ‘일반 법률 사무’를 광범위하게 해석할 수 있는 만큼 실효성이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조만간 결과가 나올 2심 재판과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어떻게 처리될지 지켜봐야겠군요.

지금까지 경제산업부 정창신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상취재 장태훈 / 영상편집 이한얼]

정창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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