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찜통더위가 시작된 가운데 각 자치단체가 도심 온도 낮추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자 도심 온도를 ‘1도’라도 낮추기 위한 단발성 정책부터 온실가스 감축, 녹지 확대 등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까지 서두르고 있다. 아스팔트와 냉방기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자동으로 물을 분사하는 첨단 시스템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무더위로 새롭게 떠오르는 전북 전주시는 최근 조림사업에 주력한다. 신시가지와 전북혁신도시 개발로 열섬 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올해 13억 원을 들여 도시 숲과 둘레길, 도심 쉼터, 시티가든을 설치한다. 숲과 쉼터 등은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한복판에 조성된다.
광주시도 ‘온도 1℃ 낮추기’를 최대 환경 정책으로 정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했다. 녹색 더하기와 회색 줄이기, 마음 나누기, 희망 키우기 등은 녹지 확대와 온실가스 감축, 취약계층 지원 등을 주요 내용을 담았다. 광주시는 2020년까지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해 도심 온도를 낮추고 생태계 복원에 힘쓸 예정이다.
피서 인파가 몰리는 부산도 도심 온도 낮추기에 한창이다. 지난해 시범 추진해 효과를 본 ‘쿨루프’ 조성 사업이 대표적이다. 쿨루프는 햇빛과 열 반사 등의 효과가 있는 흰색 계열 페인트를 건물 지붕에 칠해 열기 축적을 줄이는 방식이다. 54.5도에 달했던 옥상 건물이 쿨루프 시공 후 33.8도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는 올해 취약계층 주거지와 경로당, 무더위 쉼터 등에 쿨루프를 시공 중이다. 피서객이 몰리는 해운대구는 환경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300채 이상 건물에 쿨루프를 시공할 수 있는 국비 1억5,000만 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무더위로 이름나 ‘대프리카(대구와 아프리카의 합성어)’라 불리는 대구는 그야말로 열섬 현상 해결에 사활을 걸었다. 대구시는 2011년부터 도심 동·서를 관통하는 달구벌대로 만촌네거리∼계명대역(9.1km) 구간에 수시로 물을 뿌리는 ‘클린 로드’(Clean road)를 설치했다. 분사 노즐을 통해 지하수를 분수처럼 양옆으로 뿜어내 지열을 낮추는 방식이다. 2·28 기념공원, 김광석 길 등에는 정수한 물을 안개와 같은 미세입자로 분사해 주변 온도를 낮춰주는 ‘쿨링 포그’(Cooling Fog)도 도입했다.
시민들도 더위 탈출에 적극적이다. 대구시는 1996년부터 민관이 함께 ‘푸른 대구 가꾸기 운동’을 추진해 도심 녹지율 16.09%(2015년 말 기준)를 달성했다. 시 관계자는 “다른 도시보다 무더운 여름 날씨가 오히려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시민이 무사히 여름을 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 등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현장에 적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