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국에 10억달러(약 1,145억원)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애플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 구이저우에 현지 기업과의 합작투자로 1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현지 기업인 윈상구이저우빅데이터산업발전(GCBD)이 데이터센터 운영을 맡고 애플은 기술 지원에 나선다. 애플이 중국에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앞서 지난 3월 35억위안(약 6,000억원)을 투입해 중국 상하이와 쑤저우에 연구기술(R&D)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이미 베이징과 정보기술(IT) 허브인 남부 선전에도 연구센터 건립계획을 밝힌 바 있다.
■中에 데이터센터 설립 이유는
해외로 데이터 전송 제한하는
中 당국 사이버보안법에 대응
애플이 중국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는 데는 최대 성장 시장인 중국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의지도 깔렸지만 그보다 중국 당국의 사이버정보 통제에 따른 대응책 성격이 짙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부터 인터넷 데이터 통제를 강화하는 ‘인터넷정보내용행정관리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사이버보안법’으로 불리는 이 규정에 따라 외국 기업은 온라인 뉴스 매체를 설립할 수 없고 기업들은 데이터를 중국 내 서버에만 저장해야 한다. 외국 기업은 당국의 허가 없이 중국에서 수집한 자료를 해외로 옮길 수 없다. 다만 글로벌 기업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중국은 데이터 해외 전송 제한 조치의 시행을 내년 말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애플이 중국 현지에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것은 사이버보안법 시행에 따른 위법 여지를 없애려는 의도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데이터 해외 이송 제한 본격시행을 앞두고 현지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이를 피해가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애플은 이번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중국의 새로운 규제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규제 역풍을 맞은 애플이 현지 데이터센터 건립계획으로 중국의 새 규정에 대한 적응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