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인선이 없어도 선박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항만에 접안 또는 이안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13일 부경대학교에 따르면 교내 김영복(사진)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가 ‘이동식 펜더(fender)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대형 실린더를 탑재한 이동식 트레일러 형태로 정교한 이동이 어려운 대형선박이 항만에 접안할 때 예인선의 사용을 최소화하거나 예인선을 대신해 안벽(선박을 대는 곳) 위에서 유도하는 장치다.
이 시스템을 통해 안벽 가까이 온 선박에 예인줄을 걸고 실린더에서 실린더암을 뻗어 선박 측면에 붙인 뒤 선박을 당기는 예인줄과 선박을 미는 실린더암의 힘을 자동으로 조절하면서 선박을 천천히 안벽에 접안시키는 원리다. 종전에는 대형 선박이 항만에 접안하기 위해서는 예인선 몇 척이 선박 옆에 붙어 밀고 당기며 천천히 안벽으로 이동시켜야 했다. 이 작업은 선박에서 지시를 내리는 도선사와 예인선 선장, 항만 지원팀 등 많은 인원과 비용이 필요하데다가 선박을 몇 미터 이동시키는 데에도 몇 시간이 소요되는 등 한계가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고정식 접안 유도시설이 개발됐으나 안벽의 1~2m 범위까지 기존방법으로 선박을 접근시켜야 하고 장치가 고가인데다 부식 등 환경에 취약해 현장적용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김 교수는 “이 시스템은 이동식으로 활용할 수 있어 다양한 항만 환경에 적용할 수 있고 안벽에서 10m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부터 선박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해당기술은 접안작업을 단 몇 십분 만에 끝낼 수도 있어 항만 물동량 증가와 항만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시스템 설계 및 운영방식을 특허등록하고 최근 성신조선과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해 기술이전료로 5,000만 원을 받기로 했다. 김 교수는 또 이 시스템으로 미래창조과학부의 공공기술 이전사업화 과제에 선정돼 성신조선과 함께 상용화를 추진, 내년까지 시제품을 제작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영국에서 발행되는 항만관련기술 전문잡지인 ‘Port Technology’에 소개되는 등 해외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