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잠재성장률이란 자본, 노동 등의 생산 요소를 모두 활용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부작용 없이 최대로 이룰 수 있는 성장률이다.
전승철 한은 부총재보는 13일 2017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2016~2020년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8~2.9%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은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2%대로 낮춰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지난해 1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추정 결과’ 보고서에서 2015~2018년 잠재성장률을 3.0~3.2%로 추산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연평균 4.8~5.2%에서 2006~2010년 3.8%, 2011~2014년 3.2~3.4%로 내림세를 이어왔다.
한은은 2%대 잠재성장률의 주요 원인으로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노동인구의 감소, 노동생산성 하락과 기업의 투자 부진을 지적했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노동 생산성이 하락했고, 그동안의 저성장 기조로 기업의 투자가 부진해 자본 축적이 둔화됐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우리나라는 서비스업의 생산성이 낮은데 그쪽에서 고용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노동생산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우리나라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OECD 평균 서비스산업 생산성은 제조업 생산성의 90% 수준이었지만 우리나라 서비스업은 45%에 불과했다.
저성장 기조가 길어지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우리 기업들의 투자가 둔화한 것도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렸다. 장 국장은 “해외직접투자 확대,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국내) 투자가 부진한 데 더해 수요 부진도 지속되면서 기업의 물적·인적 자본 축적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이전보다 0.2%포인트 높은 2.8%로 전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2.8% 전망치는 잠재수준에 근접한 성장률”이라고 평가해 앞으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