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내무부 해양에너지관리국(BOEM)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북극 보퍼트 해 인공섬에서 에니 스파의 시추 계획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보퍼트해는 미국 알래스카주(州) 북부의 대규모 유전지역 프루도만에서 북서쪽으로 24㎞ 떨어진 곳에 있다.
에니 스파는 시추에 앞서 다른 연방 기관과 주 정부의 승인을 별도로 받아야 하며, 북극해 야생동물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겨울에만 시추할 수 있다.
에니 스파는 오는 12월부터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월터 크루익생크 BOEM 국장 대행은 성명에서 “에니 스파가 견고하고 잘 짜진 시추 계획을 제출했다”면서 “보퍼트 해 해저에 엄청난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데 우리는 이런 잠재적 에너지를 이용하려는 노력에 있어 에니 스파와의 협력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그동안 북극해에 대한 시추권과 시추 구역을 국내·외 에너지 기업에 임대해 석유와 천연가스를 일부 개발하도록 허용해 왔다.
버락 오바마 전 정부가 북극해 시추에 관한 엄격한 기준을 도입하고 오는 2022년까지 새로운 시추 임대 허용도 원천 금지했으나 에니 스파의 경우 그 규제가 도입되기 전 이미 시추 임대권을 확보했다.
환경단체들은 트럼프 정부의 이번 북극해 시추 허용을 강력히 비판했다. 생물다양성센터(CBD)의 크리스틴 몬셀 변호사는 성명에서 “(임대권 시효 만료전) 막판에 북극해 시추를 허용하는 것은 안 그래도 위험한 프로젝트를 더 위험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시추과정에서 기름이 유출될 경우 엄청난 피해를 준다. 유출된 기름을 제거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