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일손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고정관념을 깨기 시작했다. 택배회사는 경쟁사와 협력해 물류를 공동으로 운송하고 인건비 절감이 최우선이었던 백화점 등은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나섰다.
1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대형 택배회사 야마토운수는 택배 기사가 부족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타사와 고속도로 공동운송을 계획하고 있다. 야마토운수의 구상은 트럭 1대에 기사 1명씩 배정해 운송하는 기존 방식 대신, 기사 1명이 트럭 2대분의 화물을 트레일러 연결(전장 총 21미터) 등을 통해 공동 운송하는 식으로 일손 부족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신 고속도로를 벗어나면 개별 회사의 트럭으로 운송을 재개한다.
야마토운수는 이 같은 구상이 실제로 가능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수도권 동명고속도로 등에서 실험을 진행 중이며, 현실화 가능하면 조기에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국토교통성도 택배회사들이 마주한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트레일러를 전장 26미터까지 결합 가능하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만성적인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콜센터나 보험사·유통업계는 계약직 비정규직 사원을 무기계약이나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3년 근속 5년 이상 비정규직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고용계약 기간을 무기한으로 전환하도록 장려하는 개정 노동계약법을 도입, 내년 4월부터는 총 400만명의 비정규직이 무기계약 전환 대상이 된다. 하지만 당장 일할 사람이 부족한 기업들이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법정기한을 채우지 않은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으로 전환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대형 콜센터 회사인 ‘벨시스템24’는 약 2만 2,000명의 비정규 직원을 법정 근속연수인 5년보다 훨씬 짧은 6개월만 채워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일본생명보험은 근속기간을 아예 따지지 않고 비정규직 계약직 사원 1,000여 명을 무기계약직으로 돌렸다.
일본 유명 백화점인 다카시마야는 판매사원 중 계약기간 1년이 넘은 3,200여 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유급휴직 등 근로조건도 정규직 사원과 유사하게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다이마루백화점 등을 운영하는 J프런트리테일링도 계약직 사원 약 1,800명 가운데 계약기간이 1년을 넘은 약 1,600명을 무기계약으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