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역대 최대' 최저임금 인상 뒷감당은 누가 할 건가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나 뛰어오른 7,530원으로 결정됐다. 인상액(1,060원)으로 따지면 역대 최대치다. 11년 만에 두 자릿수로 인상된 것이자 정부 예상치 15.6%마저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소득주도 성장론을 내세워 최저임금 인상을 반기지만 현실을 제대로 모르고 하는 소리다. 당장 막대한 인건비를 떠안게 될 영세 중소상공인들은 줄도산하거나 인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기존 근로자들은 일부 혜택을 보더라도 신규 고용이 위축되고 소중한 일터 자체가 줄어들게 뻔하다. 오죽하면 중소기업중앙회가 “청년들은 지금보다 더 일자리 없는 암울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전망을 내놓았겠는가.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 과정도 문제투성이다. 위원회는 최저임금 산입범위나 업종별 차등화 같은 보완책은 걷어차고 대통령 핵심공약이라는 이유로 노동계의 요구에 몰표를 줬다. 산업계에 미칠 파장에는 눈을 감은 채 정치논리에 따라 일방통행식 결정을 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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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정부가 영세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지원책이라고 내놓았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차액분 3조원을 재정에서 지원하고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춰준다고 한다. 중소기업의 추가 부담액만도 최소 15조원을 웃도는데다 영세기업은 수혜 대상에 포함될 수 없는 구조여서 실효성마저 의심스럽다. 한마디로 생색은 정부와 정치권이 내고 뒷감당은 기업과 납세자에 떠넘기는 식이다. 이런 마당에 대기업 노조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핑계로 올해 임금협상에 날개를 달게 됐다며 사측을 몰아붙이고 있다니 어려운 경제에 또 다른 분란거리가 생긴 셈이다.

정부의 무리한 정책 추진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심각한 후유증을 낳고 있다. 정책마다 뚜렷한 대안이나 후속책도 없이 일단 밀어붙이다 보니 감당할 여력이 부족한 탓이다. 새 정부가 돈 벌 생각은 안 하고 돈 쓸 궁리에 여념이 없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도 이런 배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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