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누구나 지원할 수 있게 됐지만 중학교 내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는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은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 때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 차원에서 도입된 자사고 정책이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자사고는 중학교 내신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독식하는 입시전문학교로 전락했다”면서 “특권학교로서 지위가 흔들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은정 사걱세 선임연구원은 “자사고는 수준 높고 내실 있는 교육 때문에 대학입시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명백한 허위”라며 “성적 우수생을 독식하기 때문에 입시 결과가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걱세와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실이 올해 서울 자사고 23곳 입학생의 중학교 내신성적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성적이 상위 20% 이내인 학생이 전체 신입생의 38.6%였다. 2014학년도까지 자사고 지원 조건이던 ‘내신성적 상위 50%’를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올해 자사고 신입생의 77.8%가 이에 해당했다. 서울 소재 일반고(204곳)는 신입생 중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20%와 상위 50% 학생의 비율이 각각 18.5%와 50.3%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특히 서울에 있으면서 전국단위로 학생을 뽑는 자사고인 하나고의 경우 상위 10% 안쪽의 내신성적을 가진 신입생이 전체의 85.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고를 제외한 서울 자사고들은 애초 중학교 내신성적이 상위 50% 이내인 학생들만 지원받아 추첨으로 신입생을 선발했다. 그러다 자사고가 성적 우수생을 싹쓸이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2015학년도부터 성적과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하면서‘선 1.5배수 추첨 후 면접’ 방식으로 바꿨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