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통 침술을 연구하고 교육할 수 있는 기관이 설립됐다. 지난해 구당 김남수 옹의 침·뜸 교육을 제한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 이후 제기된 침 뜸 논쟁이 올해 다시 재현될지 주목된다.
조용석 혜안침술학술원장은 18일 서울 명동 퍼시픽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반인과 의료인을 대상으로 혜안 침술을 교육하고 연구, 발전시키기 위해 오프라인 침술 전문 교육기관 인가를 받았다”며 “침술에 관심 있는 사람이 찾아와 쉽게 침술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학술원은 평생교육과정 중 하나로 초급, 중급, 특수반 과정으로 나눠 각종 침술 방법을 교육할 예정이다.
학술원이 설립되면서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불거진 침술 논쟁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8월 대법원은 구당 김남수 옹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오프라인에서 침·뜸 교육을 할 수 있다고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현행 의료법상 한의사 자격이 없는 일반인의 경우 침 뜸 교육을 받아도 다른 사람에게 침술과 뜸 치료를 할 수 없다. 자신의 건강을 위한 배움의 기회로서 평생교육원 등을 통해 일반인에게 관련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게 판결의 취지다. 당시 한의사협회 등에서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한다며 반대했다.
혜안침술학술원 측은 이 판결을 바탕으로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학술원의 관계자는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향후 무면허 의료 행위를 하지 않도록 수료증을 주지 않을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무면허 의료행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된다. 최근까지도 무허가 침술원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의 불법 침술 행위가 적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수강생끼리 서로 침·뜸을 놓아주는 것은 불법”이라며 “작년 판결 이후 복지부에서는 지방자치단체에 침·뜸의 평생교육과정에 불법 요소가 있는지 여부를 잘 관리하도록 공문을 배포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입법적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국회에서는 의학 등 전문분야의 교육을 평생교육과정에서 제공하지 못 하도록 금지하는 내용의 평생교육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