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경제교실]EU에 부는 경제 '훈풍' 원동력과 지속가능성은?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정치 불확실성 해소...유로존發 소비·투자확대 이어질 듯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유럽연합(EU) 지역의 경기가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잇따른 악재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방황해왔던 EU 경제에 따뜻한 봄바람이 불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양적완화를 통해 경기부양에 노력해왔던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의 시기를 논의했다고 합니다. 테이퍼링을 하게 되면 경기가 다시 위축될 우려가 있는데도 그것을 감내하고 준비한다는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EU 경기회복의 원동력은 무엇이며 경기회복세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요.

김갑섭 전라남도지사 권한대행이 14일 오후 무안군 삼향읍 전라남도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제6회 인구의 날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EU 경기 얼마나 좋아졌나요


산업활동 호조에 고용률 상승

작년 2분기 성장률 2%대 껑충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4.9%

관리 강화 덕 재정건전성 개선

☞ 성장 ‘걸림돌’은 무엇인가요

EU 소속국 위상·이해관계 달라

브렉시트·그리스 구제금융 등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 곳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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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기회 삼으려면

제조업 중심 구조 선진화 필수

부가가치화 수출경쟁력 높여야

경기변동을 결정하는 근본적인 요인으로 생산·소비·투자, 그리고 수출입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현재 EU의 경기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원동력은 민간소비와 투자입니다. 2014년 0.8%의 성장에 그쳤던 소비는 다음해 1.8%의 성장을 보이더니 2016년 2·4분기에는 2.1%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3년 전 EU 내 자동차 판매대수가 1,600만대였던 것에 비해 지난해 판매량이 1,780만대로 증가한 것만 보더라도 소비 여력과 소비심리 개선이 크게 이뤄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반적인 산업활동의 호조가 고용률을 상승시킨 결과 노동시장 여건이 좋아져 소비 여력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모든 생산활동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투자 부문 역시 경기회복의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14년 1.4%에 그쳤던 고정자산투자 성장률은 2년 뒤인 2016년 4.9%까지 증가했습니다. 기업들이 2013년까지는 투자지출을 억제하다가 이듬해부터 경기회복 추세에 반응해 생산설비를 중심으로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투자확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고정자산투자의 확장은 중장기적인 성장률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EU 경제의 구조적 취약점으로 지적받아온 재정건전성이 개선되면서 저성장에 대한 부담이 다소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재정건전성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의 비율로 판단하게 되는데 2014년 95%에 달하던 정부부채 비율은 EU-재정협상 준수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기준 83.3%까지 떨어지며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재정건전성의 제고가 경기회복을 견인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지만 향후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의 활용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EU의 경제동향을 권역별로 나눠보면 독일·프랑스 등을 포함한 유로존의 경우 프랑스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대부분 해소됨에 따라 민간소비와 투자의 확장세가 가시화되면서 EU 전체지역의 경기회복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영국 역시 투자부진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의 소비증가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덴마크 등 북유럽국가들은 가계부채가 큰 부담이기는 하지만 유로존의 수요증가에 힘입어 성장률 개선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한편 EU와 정책적으로 대립관계에 있는 동유럽국가들의 경우 FDI-EU 개발기금의 인프라 투자와 임금상승으로 경기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유로존의 소비와 투자확대가 EU 전체지역의 경기회복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경기회복을 방해하는 하방리스크 역시 상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EU는 28개국 이상이 모여 있는 지정학적 경제공동체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각 소속국들의 위상과 이해관계에 따른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이 가장 큰 불안요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는 상황에 늘 직면해 있는 것이지요. 대표적인 예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입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하드브렉시트를 기본 협상원칙으로 밝힌 반면 EU 협상대표 측 은 영국의 체리피킹(자국의 실리만을 챙기려는 행위)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협상의 난항이 현실화될 경우 EU의 실물경제는 물론 금융시장까지 위축될 우려가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2015년 합의된 그리스 구제금융에 대한 지원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네덜란드 총선과 프랑스 대선에서와같이 다가오는 독일 총선에서도 포퓰리즘적 정치세력이 지지기반을 넓혀갈 경우 이들의 주장인 보호무역주의와 반(反)EU 정책은 EU 경제에 심각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높습니다.

이상의 위험요인에도 불구하고 EU 경제는 당분간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소비회복과 투자증가가 불확실성으로 인한 하방압력을 만회시킬 만큼 견고하기 때문입니다. 올 4월 국제통화기금(IMF)이 EU의 경제성장전망치를 0.2% 상향조정한 것도 위에 언급한 이유에 기인한 것입니다. EU의 경기회복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기회요인을 잘 활용하기 위해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선진화하고 수출산업의 스마트화·부가가치화를 통해 수출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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