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간편송금 앱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신한금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다음주 중 기존 토스 주계좌를 신한금투의 CMA로 변경해주는 시범 서비스에 나선다. 고객 입장에서는 기존 토스 주계좌가 송금 수수료를 무제한 면제해주는 것 외에는 별다른 혜택이 없었는데 앞으로 신한금투의 CMA로 변경하면 연 최고 2.1%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기존 토스 주계좌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신분증 촬영 등 간단한 인증만 거치면 수 분만에 CMA를 개설할 수 있다”며 “신한금투를 통해 계좌와 연동한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도 발급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제휴가 자산규모가 200조원에 달하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자산운용 서비스인 ‘위어바오(남은 돈주머니)’의 한국판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위어바오는 알리페이의 전자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고객들이 충전해놓은 자금 중 여윳돈을 투자할 수 있게 한 온라인 가입 머니마켓펀드(MMF)다. 시중은행 예·적금보다 금리가 높으면서 간편하게 가입과 해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에 돈이 몰리면서 2013년 6월에 출시한 지 4년여 만에 잔액 규모가 200조원까지 늘었다.
토스도 광범위한 고객을 바탕으로 위어바오처럼 시중의 여유자금을 빨아들이며 돌풍을 일으킬지 관심이다. 토스를 통해 인터넷·모바일 뱅킹 업무의 99%를 차지하는 조회와 송금 업무가 가능한데다 최근 자동화기기기(ATM) 출금 서비스도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현재 토스는 앱 다운로드 1,000만건을 넘겼으며 누적 송금액은 지난달 말 기준 5조8,000억원을 돌파했다. 신한금투도 상당한 운용 자산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어바오의 운용을 맡고 있는 텐훙펀드는 현재 중국 최대의 펀드로 자리매김했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송금을 기반으로 성장한 토스는 자산운용뿐 아니라 다른 여러 금융 서비스를 붙일 수 있는 종합 플랫폼이라는 게 장점”이라며 “핀테크 업체와 기존 금융사가 만나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작업들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들 제휴가 돌풍을 일으킬 경우 다른 은행이나 증권사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가가 적게 들어 은행의 핵심 자산으로 꼽히는 요구불 예금 등 수시입출식 예금과 증권사들이 MMF·CMA로 유치한 자금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단기 상품은 최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600조원을 넘나들고 있다. /조권형·이주원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