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공개로 한 시간가량 더 만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특검수사가 진행 중인 ‘러시아 커넥션’에 새로운 의혹이 더해졌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주요 언론은 18일(현지시간) 트럼프와 푸틴이 함부르크에서 2시간 넘는 단독 정상회담을 마친 지 몇 시간 만에 다시 비공개 대화를 가졌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측 통역도 없이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된 두 번째 회동은 독일이 주최한 G20 정상과 영부인들을 초청한 만찬 당시 이뤄진 것으로 뉴욕 정치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회장이 당시 만찬 참석자들을 인용해 “두 정상이 따로 만나 한 시간 가까이 주변을 놀라게 할 만큼 활발한 대화를 했다”고 소개하면서 알려졌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만난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 옆에 앉았던 멜라니아 여사를 만나러 가 ‘짧은 대화’를 나눴을 뿐”이라며 “이를 숨기려 했다는 것은 거짓이고 악의적”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두 정상의 대화시간이 백악관의 해명보다 훨씬 길게 이어진데다 오간 발언이 완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어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브레머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측 통역도 없이 혼자 외국 정상과 대화한 것은 안보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만찬 자리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옆자리여서 일어 통역사만 대동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두 정상 간의 부적절한 브로맨스에 대한 비판은 거세다. NYT는 “이번에 밝혀진 비공개 만남은 두 정상의 관계에 새로운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푸틴과 비밀회동을 했다는 가짜뉴스는 ‘역겹다(sick)’” 며 “(언론은) G20 정상들을 위한 만찬조차 사악한 일로 만든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로버트 뮬러 특검은 상원 법사위원회가 추진 중인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공개증언을 허가했다. 그가 법사위에 출석한다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직계가족으로는 처음으로 의회 증언대에 서게 된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