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판사 블랙리스트’ 규명 요구하며 현직 부장판사 사직서 제출

현직 부장판사가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추가조사 요구를 거부한 양승태 대법원장에 항의하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20일 인천지법에 따르면 이 법원 소속의 최한돈(52·사법연수원 28기) 부장판사는 이날 사직서를 제출하고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판사직에서 물러나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최 부장판사는 지난 6월 19일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현안 조사 소위원장으로 선출됐었다.


그는 이 글에서 “대법원장님은 종전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이유를 내세워 추가조사를 거부했다”며 “이것은 대법원장님이 우리 사법부의 마지막 자정의지와 노력을 꺾어 버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이어 “80%가 넘는 찬성으로 통과된 전국법관대표회의의 결의조차 가벼이 여겨지고 있음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며 “이에 저에게 마지막 남은 노력을 다하고자 어제 법원장님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최 부장판사는 사법행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재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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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법부 내에서 공개되지 않고 은밀히 이뤄지는 법관에 대한 동향파악은 그 어떤 이유를 내세워 변명하더라도 명백히 법관독립에 대한 침해”라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무너진 신뢰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그 의혹이 말끔히 해소돼야 하고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의 제도개선은 한낱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차성안(40·사법연수원 35기) 전주지법 군산지원 판사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블랙리스트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글을 올리면서 “블랙리스트 논란을 묻어두고 가면 판사 직을 내려놓을지 고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판사회의는 오는 24일 2차 회의를 열고 블랙리스트 등 의혹 추가조사 권한 위임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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