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북한 경제]고립? 北, 지난해 17년 만에 최고 경제성장률 기록

지난해 GDP 성장률 3.9% 1999년 이후 최고

中과 교역 늘어나며 무역 규모도 4.7% 뛰어

최대산업인 광공업·제조업·농림어업 회복

자료화면=YTN자료화면=YTN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일까.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 가까이 증가하며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5년 경제가 안 좋았던 기저효과도 있지만 중국과의 교역이 되레 늘며 무역 증가에 따른 낙수효과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전년에 비해 3.9% 증가했다. 지난해 북한 경제성장률은 1990년대 중반 대규모 홍수와 가뭄을 겪으며 망가졌던 경제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성장률이 뛰었던 1999년(6.1%)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뛴 이유도 2015년(-1.1%) 자연재해로 경제가 안 좋아진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한국은행은 “2015년 발생했던 가뭄 등 부정적인 요인이 완화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며 “2015년과 2016년 평균 경제성장률은 1.3%로 저성장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점은 북한 경제에서 규모가 가장 큰 광공업(33.2%)의 성장률이 6.2% 뛰어 1999년(9.5%)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광업은 8.4% 증가해 마찬가지로 1999년(14.2%) 이후 최고다.

광업 성장률이 높아진 것은 늘어난 북한의 무역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지난해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남북교역 제외한 수출입의 합)는 65억5,000만 달러로 2015년(62억5,000만달러)에 비해 4.7% 증가했다. 수출은 28억2,000만달러로 4.6%, 수입은 37억3,000만달러로 4.8% 늘었다. 북한이 최근 지난해 두 차례의 핵실험과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경제제재를 가했지만 교역은 되레 늘어난 셈이다.


교역은 중국을 중심으로 늘었다. 이날 코트라가 내놓은 ‘2016년 북한 대외무역 동향’을 보면 지난해 북한과 중국의 무역규모는 60억5,000만달러(수출 26억3,000만달러, 수입 34억2,000만달러)로 전년보다 6.1% 증가했다. 대중 무역은 북한 전체 대외 무역의 92.5%를 차지했다. 중국에 이어 러시아, 인도, 태국, 필리핀이 교역국 순위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은 자체적인 대북 제재로 2009년 이후 교역 실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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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주로 석탄과 아연 등 광물성 생산품의 수출이 늘었다. 특히 북한의 최대 수출품인 석탄은 지난해 수출액이 12.5% 증가했다. 석탄은 대북 제재품목이지만 민간분야에서는 교역이 허용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전체 산업에서 비중이 21.7%를 차지하는 농림어업이 지난해 3.9% 성장했고 제조업(4.8%)도 1999년 이후 가장 성장률이 높았다. 인프라 개발이 확산되면서 전기·가스·수도업 성장률은 22.3%를 기록해 1990년 관련 통계를 발표한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다만 우리나라와 비교하기에는 북한 경제는 아직 너무도 작다. 지난해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 GNI)는 36조4,000억원으로 한국(1,639조1,000억원)의 45분의 1에 불과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는 146만1,000원으로 한국(3,198만4,000원)의 22분의 1 수준이다. 대외교역규모는 137분의 1(북한 65억달러·한국 9.016억달러) 수준이다.

북한 경제성장률은 한국은행이 1991년 이후 관계기관에서 북한과 관련된 경제활동 기초자료를 받아 추정한 수치다. 우리나라의 가격과 부가가치율 등을 적용했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과 직접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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