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가 후임 회장 자리를 놓고 내·외부인사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BNK금융 이사회가 구속된 성세환 현 회장 후임을 뽑는데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 인사도 지원이 가능하도록 개방형 공모방식으로 결정하면서 외부 인사에도 적잖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 후임 회장에는 애초 박재경 BNK금융 회장 직무대행과 빈대인 부산은행장 직무대행, 손교덕 경남은행장 등 현직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왔다. 내부 출신인 성세환 회장에 이어 내부인사가 조직을 이끄는 데 맞는다는 분위기가 강해서다.
하지만 BNK금융 이사회가 외부 인사도 공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서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과 이정환 한국거래소 전 이사장 등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지난 2013년 6월 금융 당국이 우리은행장을 역임한 대구경북(TK) 출신 이종휘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을 회장 자리에 앉히기 위해 당시 현직이던 이장호 회장을 불명예 퇴진하도록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 우여곡절 끝에 내부 인사인 성세환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임기 중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 때문에 BNK내부에서는 내부인사가 회장을 맡아야 된다는 분위기와 함께 각종 외풍을 막아줄 중량급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실제 BNK금융 이사회는 이장호 전 회장의 불명예 퇴진과 성 회장의 구속 등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내부출신 인사만으로는 외풍을 견뎌낼 수 없다고 판단해 후임 회장은 내부와 외부 인사에 폭넓게 개방했다. 외부 인사를 통해 BNK금융의 외풍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조 등은 외부인사 반대에 나서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날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인선과 관련해 “외부인사는 지역과 조직에 대한 이해, 직원과의 공감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외부인사 영입에 반대하고 나섰다. 부산은행 노조는 25일 지주와 은행 간 갈등의 소지가 있는 ‘외부인사를 반대한다’는 집회를 열 예정이어서 논란은 가열될 전망이다.
BNK금융이 자의든 타의든 4년 만에 낙하산 논란에 휩싸인 것은 취약한 거버넌스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경남지역의 대표적인 은행인 BNK금융이 지역 정치인들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한계 때문에 정치권 인사에 줄을 대온 관행이 오히려 회장 선출 때만 되면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차기 회장 선출을 놓고 가열 경쟁 양상이 벌어지자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BNK금융 회장 공모기간은 26일까지다. /김보리·조권형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