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내 가혹행위를 사유로 투신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22사단 병사에 대해 군 당국이 재발 방지 대책 대신 여론 악화 방지대책만 마련하기 급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21일 오전 육군 참모차장실에서 진행된 K일병(21) 사망 사고 관련 ‘현안업무 점검회의’ 결과 보고 내용을 입수했다며 24일 이같이 밝혔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육군은 K일병 사망 이틀째인 21일 오전 7시 40분 정연봉 참모차장 주관으로 현안업무 점검회의를 열었으나 사건에 대한 진상 파악이나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대신 향후 언론 대응에 대한 전략만 중점적으로 다뤘다.
이에 대해 군인권센터는 “(군은) 사건 발생에 대한 반성, 유가족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 재발 방지 대책 발표, 엄정 수사 등에 대한 내용은 아무것도 논의하지 않았다”며 “육군의 관심사는 오로지 사건으로 인한 여론 악화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겉으로는 유족을 위하는 척하면서 실제 내부에서는 유족을 통제하고 언론을 관리해 사건을 무마하려 한 점은 망자와 유족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군은 늘 이와 같은 태도로 사건을 대하다 곤욕을 겪어왔지만 조금도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군인권센터는 이번 회의를 주관한 것으로 알려진 정연봉 참모차장과 관련된 육군 참모들의 보직을 모두 해임할 것을 육군에 요구했다.
이런 군인권센터의 주장에 대해 육군 측은 “일일 현아점검회으는 참모차장 주관으로 매일 현안을 점검하는 정례적 회의”라며 “향후 신속하고 투명한 공보활동을 당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군 헌병실은 24일 오후 이러한 입장문을 낸 후에도 김종대의원실을 비롯한 국회 의원실을 찾아 직접 입장을 해명했다.
지난 20일 군인권센터는 기자회견을 통해 K일병이 선임병에게 가혹행위를 당해 ‘배려병사’로 지정됐지만 19일 인솔 장교 없이 외진을 나갔다가 국군수도병원 7층 도서관 창밖으로 투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