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24일(현지시간) 미 상원 정보위의 비공개 청문회 출석을 앞두고 의회에 제출한 11쪽 분량의 사전 답변서에서 “러시아 측과 어떤 종류의 부적절한 접촉이나 공모는 없었다”고 스캔들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청문회에 앞서 입수한 사전 답변서에 따르면 그는 러시아 관료들과 총 4차례 접촉했다. 그는 세르게이 키슬략 전 러시아 대사와 러시아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 은행가 세르게이 고르코프와와 만났으며 키슬략 전 대사는 두 차례, 다른 인물들과는 한 차례 접촉했다. 그는 이들 만남에 대해 ‘제한적 수준의 만남’이라 정의한 뒤 부적절한 행동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답변서에서 “나는 공모하지 않았다. 캠프 내 누구도 어떤 외국 정부와도 공모한 적이 없다”고 강조한 뒤 “적절하지 못한 접촉도 없었고 개인 사업을 위해 러시아 자금에 의존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답변서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4월16일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세르게이 키슬략 대사와 처음 만났으나 첫 만남은 1분여의 공식적인 인사에 불과했다. 6월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와의 만남도 10여분 수준의 ‘매우 내용 없는 대화’였다. 그는 이어 대선 이후인 12월 인수위 시절 키슬략 대사와 한 차례 더 만나 시리아 문제 등을 논의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직접 닿는 인물이라고 소개 받은 은행가 세르게이 고르코프와 20~25분간 만났다.
증언에 따르면 쿠슈너 고문이 키슬략 대사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4월16일 워싱턴 메이플라워호텔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의 외교관 대상 행사에서였다. 그는 리셉션에서 한 외교 잡지 출판인으로부터 그를 포함한 네 명의 대사를 소개받아 각각 1분여간 짧게 인사했다. 한 외신이 쿠슈너 고문과 키슬략 대사 간 두 차례 전화 통화가 있었다고 보도한 점에 대해서는 “이 기간 수천 번의 전화를 했지만 러시아 대사와의 통화는 아무리 찾아도 없다. 전화기록도 없고 번호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다음날 푸틴 대통령의 축하 인사를 받고 그의 이름을 확인하기 위해 잡지 출판인에게 다시 e메일을 보내서 확인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그는 같은 해 6월 그를 러시아 게이트의 몸통으로 부상하게 만든 베셀니츠카야 변호사와의 만남에 대해서도 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함께한 이 자리에 그는 약간 늦었고 러시아 유아의 미국 내 입양 금지에 대한 대화가 오갈 때 들어갔다. 그는 “회동이 너무 알맹이가 없어 10분 정도 이야기한 뒤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키슬략 대사와는 인수위 시절인 12월1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다시 만났다. 쿠슈너 고문이 러시아의 시리아 정책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다고 말하자 대사는 보안이 갖춰진 비밀 채널이 있는지 물었고 쿠슈너는 그런 채널은 없다고 답했다. 이후 대사가 두어 차례 통화와 만남을 희망했지만 그는 거절했고 대사가 추천한 은행가 고르코프와 같은 달 12일 20~25분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고르코프는 전 행정부와는 달리 트럼프 행정부에서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더욱 발전적이길 희망한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정책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쿠슈너는 10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환급 정보를 담은 출처 불명의 e메일을 받았지만 무시하라는 권고를 받고 대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쿠슈너는 이날 상원 정보위에 이어 25일 하원 정보위에 비공개 증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