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지수가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6년 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지만, 오름폭은 크지 않은 보합세를 기록했다. 특히 향후경기전망과 취업기회전망이 크게 뒷걸음질 쳤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효력을 다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1.2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11년 1월(111.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사태와 이어진 탄핵국면의 여파로 102에서 올해 1월 93.3까지 떨어졌다. 이후 2월(94.4)부터 회복해 이번달까지 6개월 연속 상승에 성공했다.
CCSI는 소비자들의 현재와 앞으로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다. 장기평균치(2003년~2016년)를 기준값(100)으로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음을 뜻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18일 동안 전국 도시 2,2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다만 7월 CCSI는 대선 직후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크게 뛰었던 지난 두 달에 비해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CCSI는 지난 5월 6.8포인트, 6월 3.1포인트 각각 올랐지만 이번달 상승폭은 0.1포인트에 그쳤다. 박상우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그동안 혼란이 수습되고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민들의 기대감이 한꺼번에 반영돼 소비 심리가 크게 회복됐던 것이 이제 조정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달은 취업기회전망지수의 큰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전달보다 11포인트 떨어진 110이었다. 취업기회전망지수는 일자리 정책에 방점을 찍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5월에만 27포인트, 6월에도 8포인트 뛰면서 2008년 7월 월별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경신을 이어왔지만 이번에 뚝 떨어졌다. 한편 임금수준전망은 전달 대비 2포인트 오르면서 지난달에 이어 2013년 1월 월별 조사를 시작한 이후 또 한번 최고치를 경신했다. 조사기간 도중이었던 지난 15일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된 것이 두 지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7월 CCSI는 구성 지수 중 3개가 오르고 2개가 내리면서 0.1포인트 상승하는 보합세를 보였다. 소비자들이 6개월 후 경기를 내다본 향후경기전망지수(109)는 전달보다 3포인트 떨어지면서 8개월만에 하락 전환했다. 소비지출전망도 전달보다 1포인트 떨어진 108을 기록했다.
이밖에 현재경기판단지수는 전달보다 3포인트 오른 96으로 2010년 11월(9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생활형편지수도 전달보다 1포인트 올라 95를 찍으며 2010년 8월(95) 이후 최고치였다. 가계수입전망(103)은 전달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