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0.3%포인트 상향한 2.9%로 전망했다. 다만 수출 증가세가 다소 저하되고 건설투자가 줄어들어 성장률 회복세가 내년까지 이어지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연은 25일 이 같은 내용의 ‘2017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LG연은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연간 2.9%로 지난해(2.8%)과 유사하거나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LG연은 지난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2.2%로 예측했고 지난 4월에는 2.6%로 내다봤다. 이번 전망치는 지난 4월보다 성장률 전망을 0.3%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LG연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3.4%로 지난해보다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세계 경기에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도 수출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경기는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LG연은 “하반기 긍정적인 요인은 반도체 겨기의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라며 “전기차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계속 늘어나 반도체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수출 금액 증가 및 설비투자 확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수출의 온기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정유와 화학, 철강 수출 증가세가 꺾이고 자동차와 가전, 무선통신기기 등도 부진할 것으로 평가했다. 경상 수지 흑자도 지난해 990억달러에서 올해 830억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LG연은 예측했다.
상반기 성장률을 끌어올렸던 건설투자도 주춤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높은 증가세를 보였던 주택분양 물량이 올 들어 크게 감소한데다 주택건설투자의 선행지표인 주택착공면적도 뚜렷한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LG연은 진단했다. LG연은 “신규 착공 감소로 하반기 주택 건설 투자의 증가세가 뚜렷하게 낮아질 전망”이라며 “내년에는 건설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투자가 줄어들면서 하반기 취업자수 증가폭도 다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LG연은 “그동안 고용확대를 주도하던 건설부문 신규 일자리 창출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마이너스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제조업 고용이 호전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지속되면서 소비심리는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리는 정책은 전체 소비의 여력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의 수익성이 나아지면서 지난해 하향세를 보였던 실질임금이 올해 다시 반등하는 등 소비 심리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물가는 유가가 40달러선을 보이면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에서 1%대로 하락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 금리를 유지할 전망이지만, 글로벌 국가들의 긴축 정책으로 시중 금리는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LG연은 판단했다. LG연은 “6월 말 국제금리 급등 이후 코픽스 금리, 은행채 금리 등이 상승하면서 7월 들어 은행 대출금리가 상승한 것처럼 국제금리 급등은 시차를 두고 금융기관들의 대출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특히 가계부채 증가세를 진정시키려는 금융감독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대출 규모를 크게 늘리기 어려워진 금융기관들이 가산금리 등 대출금리 인상해 수익성 보전에 나서면서 가계의 체감 대출금리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원달러환율은 상반기(1,142원)보다 낮은 1,135원대를 보일 것으로 LG연은 예측했다.
LG연은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낮은 2.7%로 내다봤다. 건설투자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높고 수출과 설비투자, 건설투자가 올해보다 부진할 전망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