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1,400만원으로 시작해 커피 왕국을 일군 인물’
25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강훈 KH컴퍼니 대표가 ‘커피왕’으로 불리는 이유다. 강 대표는 지난 1992년 신세계백화점 공채 1기로 입사했다. 이후 1997년 미국의 스타벅스를 한국에 론칭하려는 ‘태스크포스(TF)’가 만들어졌고 여기에 참여하면서 그는 커피와 처음 인연을 맺는다.
하지만 IMF 외환위기 여파로 스타벅스의 당시 한국 진출이 무산되면서 강 대표의 인생 행로도 달라진다. 그는 신세계백화점을 퇴사했고 이듬해인 1998년 김도균 현 탐앤탐스 대표와 동업 형태로 국내 최초의 원두커피 전문 프랜차이즈인 ‘할리스커피’를 창업했다. 당시 수중에 가지고 있던 돈은 퇴직금 1,400만원이 대부분이었다.
첫 작품인 할리스커피는 1998년 서울 강남역 근처에 첫 매장을 연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가맹점을 50개까지 늘리며 시장에 안착해갔다. 그러다 그는 2003년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현 CJ E&M)에 할리스커피를 매각하며 떠난다.
한동안 프랜차이즈 업계를 떠났던 그는 2008년 카페베네 사장에 취임하며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로 돌아온다. 강 대표는 당시 업계 최초로 가맹점 500호점을 넘어서는 등 ‘대박’을 터뜨린다. 그를 수식하는 별명인 ‘커피왕’도 이 시절부터 얻었다. 당시 카페베네는 적극적 스타 마케팅과 각종 광고를 통해 인지도를 올리고 가맹점을 늘리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2010년에 KH컴퍼니를 세우며 독립을 준비했던 강 대표는 2011년 카페베네를 떠났다. 더 큰 도전을 위해서다. 그가 선보인 브랜드가 디저트카페 ‘망고식스’다. 망고식스 역시 연예기획사와 공동으로 스타마케팅을 진행하고 각종 방송에 협찬하는 등 카페베네에서 성공한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KH컴퍼니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광고선전비에만 26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 2014년에만 10억원을 광고선전비로 지출했는데 이는 매출액의 약 3.5% 수준이다.
하지만 2014년부터 망고식스 가맹점 수가 줄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망고식스의 가맹점 수는 2014년 161개에서 2015년 145개, 지난해에는 101개 수준으로 줄었다. 결국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내는 지경에 이른다.
강 전 대표는 망고식스를 론칭한 후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시장에서도 한국 브랜드로 글로벌 브랜드를 이겨보고 싶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하지만 그의 결말은 죽음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