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브리원 예능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기자간담회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한류플러스 프리미엄 라운지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문상돈 PD와 정규 첫 게스트 크리스티안 부르고스가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한국에서 활동 중인 외국 출신 방송인이 자신의 친구들을 한국으로 초대해 따로 또 같이 여행하며 외국인들의 시선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한국을 새롭게 그려내는 신개념 여행 리얼리티 프로그램. 지난 6월 1일 파일럿으로 첫 방송된 후 3회 만에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정규 편성을 확정지었다.
이에 대해 문상돈 PD는 “파일럿을 계획했을 때 이렇게 폭발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첫 회 방송되고 나서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더라. 제작진들도 왜 이렇게 잘나왔지 하고 놀랐다”며 “한국 사람들이 보기에 신기하게 바라볼 법한 포인트가 있다. 알베르토 친구들의 캐릭터도 좋았다. 정규가 되니까 호응 때문에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규 첫 게스트는 현재 JTBC ‘비정상회담’에서 멕시코 대표로 활약 중인 크리스티안이다. 멕시코에서부터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을 한국으로 초대했다. 그는 “알베르토 편을 봤다. 참여하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며 “한국에서 외국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시장이 크지 않다. 그런데 저를 고려해주시고 참여할 수 있게 해주셔서 영광이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실 여행프로그램은 지금도 많다. 서울 스튜디오를 떠나 지방으로 촬영을 가기도 하고 아예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떠나기도 한다. 문 PD는 “저는 여행에서 관찰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에 나가는 것도 좋겠지만, 반대로 한국이나 아시아에 한 번도 안 와본 사람들이 우리에게 익숙한 것을 보는 모습도 새로울 것이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지쳐서 자유로를 달리다보면 우리나라도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외국 사람들이 이런 것을 보면 신기하게 느끼지 않을까 했다. 명동이나 홍대를 가보면 배낭 메고 돌아다니는 여행객들이 많다. 도대체 무엇을 보러 오고 무엇을 느낄까 궁금해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파일럿에서는 한국 관광 홍보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알베르토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여행 책자에서 부족한 설명이 눈에 띄었던 것. 문 PD는 “서점에서 한국 관광 책자를 봤다. 외국인들이 이런 책을 보고 이런 곳을 가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제가 아는 부분도 있지만 정말 어이없게 나오는 내용도 많다. 우리는 가지도 않는 식당이 메인 페이지에 별 다섯 개로 표현돼있기도 해서 황당했다. 여기에 가면 외국인만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파일럿 시절 호평을 얻은 이유는 죽마고우들의 꾸밈없는 여행기를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만큼 제작진들은 리얼리티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문 PD는 “이 친구들에게 어떻게 계획을 짰는지 물어본다. 저희가 어디에 가라고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이 친구들이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찾아서 잡고 싶은 숙소를 말해주면 저희가 사전에 섭외하는 형식이다. 만약 이후에 옮기겠다고 하면 현장박치기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을 돌아다니며 여행하는 게스트 외에도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이들이 있다. 스튜디오에서 여행기를 지켜보는 한국인 MC 김준현, 신아영, 딘딘이다. 여기에 파일럿 게스트였던 알베르트 몬디도 고정 MC로 합류했다. 문 PD는 “각 MC에게 모두 주어진 역할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김준현은 세 MC 중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다. 상황 파악이 굉장히 빨라 생방송처럼 리액션이 가능하다. 딘딘에게서는 생각지도 못한 멘트가 나온다. 유학파이기 때문에 자기 나름의 경험이 있다. 신아영은 리액션 때문에 섭외했다. 상황에 적절한 질문과 리액션을 알고 있다”며 “MC들의 역할이 애매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민했다. 그러나 각자의 역할이 명확하기 때문에 단점을 보완하면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MC에 합류하게 된 알베르토에 대해서는 “알베르토는 파일럿에서 1등 공신이었다. 한국인과 의사소통 하는 것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며 “한국에 여행하러 왔다가 정착하게 된 사람만의 경험이 있다. 크리스티안과는 또 다르다. 한국인 MC들이 할 수 없는 역할을 충분히 해준다. 외국인이지만 반 한국인 느낌이라 MC로 적격이지 않나 싶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끝으로 크리스티안은 “친구들을 한국에 초대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또 부모님의 영상편지를 통해 큰 감동을 받았다.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됐다”고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현재 대표적인 외국인 예능프로그램으로는 ‘비정상회담’을 꼽을 수 있다. 앞서 파일럿 게스트였다가 MC가 된 알베르토도 크리스티안도 모두 ‘비정상회담’ 출신 멤버들이다. 문 PD는 서울경제스타와의 인터뷰에서 “‘비정상회담’에 마음의 빚이 있다”고 표현하기도.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비정상회담’을 넘는 장수 외국인 예능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까.
한편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오늘(27일) 오후 8시 30분 정규 첫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