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 2·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미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9~10월께 긴축에 돌입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미 상무부는 28일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잠정적으로 2.6%(연 환산)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4%에 그쳤던 1·4분기 GDP 성장률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로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약간 못 미치는 정도다. 블룸버그통신 예측치는 2.6%,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마켓워치의 조사치는 각각 2.7%와 2.8%이었다.
지난겨울 급격히 위축됐던 소비자 지출이 되살아나고 기업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경기 회복세로 이어졌다.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이 2.8%를 기록해 전 분기(1.9%) 대비 크게 뛰며 소비활동을 진작시켰다. 기업 고정 투자는 5.2%를 기록하며 전 분기(7.2%)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지난 2014년 이후 수치 중에서는 가장 양호한 편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찰스 세빌 연구원은 “투자 회복이 이어지고 소비도 꾸준히 성장하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경제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미국의 수출도 개선됐다. 수출이 수입보다 빠르게 증가해 무역은 전체 2·4분기 GDP 성장에 0.18%포인트 기여했다. 정부 지출도 연방 정부의 국방비 지출 증가 덕분에 늘었다.
미국 경제가 되살아나고 고용시장도 탄탄한 상황을 유지하면서 연준이 조만간 국채를 포함한 4조2,000억달러(약 4,716조6,000억원) 규모의 보유자산을 서서히 줄여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연준은 이달 26일 기준금리를 1.00~1.25%로 동결하면서 ‘비교적 가까운 시일(relatively soon)’ 내에 긴축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르면 올해 9월 자산 축소에 나설 수 있다고 예상했었다. 앞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달 12일 하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올해 보유자산 축소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