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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을 것 없다더니…대세된 안세현

세계선수권 접영 200m 4위

불리한 8번 레인서 또 한국新

2020 도쿄 메달 꿈 향해 순항

지난해 리우올림픽이 끝난 후 오른팔 안쪽에 오륜 무늬를 새긴 안세현은 세계 수영 메이저대회 여자 최고 성적을 거두며 2020 도쿄올림픽 메달을 향한 전망을 밝혔다. /사진제공=SK텔레콤지난해 리우올림픽이 끝난 후 오른팔 안쪽에 오륜 무늬를 새긴 안세현은 세계 수영 메이저대회 여자 최고 성적을 거두며 2020 도쿄올림픽 메달을 향한 전망을 밝혔다. /사진제공=SK텔레콤




세계선수권 4위 쾌거는 끝이 아니다. 정상 도전을 향한 튼튼한 도약대다.

한국 수영에 잇따라 새 역사를 새기며 ‘여자 박태환’으로 떠오른 안세현(22·SK텔레콤). 그가 올림픽 메달 프로젝트에 본격 돌입한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 종목 결선 진출이라는 빛나는 성적표를 들고 귀국하는 안세현은 3주간의 짧은 휴식 후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 시상대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28일(한국시간) 세계선수권 일정을 모두 마친 안세현은 “이제 다음은 전국체전”이라고 밝혔다. 3년 뒤를 내다보기보다 눈앞에 주어진 목표를 하나씩 이뤄내며 차근차근 가장 큰 무대를 준비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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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0일께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재개할 예정인 안세현은 10월20~26일 충북에서 열리는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 참가한다. 그 이후로는 내년 8월18일 개막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겨냥해 해외에서 담금질을 한다. 10월 말이나 11월 초 호주로 떠나 40여일간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12월9~15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릴 맥도날드 퀸즐랜드 챔피언십에서 훈련성과를 점검하는 일정으로 이어진다. 그 뒤 일시귀국하는 그는 내년 1월 말이나 2월 다시 호주로 건너갔다가 대표 선발전 참가를 위해 돌아온다. 한국 여자경영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지난 2010년 광저우대회 때의 정다래(평영 200m)가 마지막이었다. 8년 만의 아시아 제패가 안세현의 어깨에 달려 있다. 아시안게임을 마치면 시간은 더 빨리 간다. 2019년 광주 세계선수권과 2020 도쿄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안세현은 28일 세계선수권 여자 접영 200m 결선에서 2분06초67의 한국신기록으로 4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자신의 세 번째 한국기록이자 한국 여자선수의 메이저대회(세계선수권·올림픽) 역대 최고 순위다. 자신이 여자 접영 100m에서 세운 한국 여자선수 최고 순위(5위)를 사흘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안세현은 그러나 순위보다 기록이 더 뿌듯했다. 200m는 안세현의 주종목이 아니다. 이 대회 전까지 2분07초대조차 딱 한 번(2분07초54) 찍었을 뿐이다. 안세현은 그러나 준결선(2분07초82)에서 다시 2분07초대에 진입하더니 하루 뒤 결선에서 그 기록을 1초 이상 단축하는 괴력을 뽐냈다. “2분06초대를 놓고 운동했는데 오늘 처음 그 기록이 나왔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은 안세현은 자신을 돕는 전담팀에도 감사인사를 전했다. SK텔레콤은 전담팀 운영비를 포함해 연간 6억5,000만원의 훈련비용을 2015년부터 지원하고 있다.

‘8번 레인의 기적’이기도 했다. 안세현은 결선에 8위로 턱걸이하는 바람에 불리한 레인에 배정됐다. 가장 바깥의 8번 레인은 물살이 세고 경쟁자들의 레이스도 확인하기 어려워 모두가 꺼린다. 안세현은 그러나 “잃을 것 없다”는 각오로 자신의 레이스에만 몰두했다.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에서 1레인에 배치되고도 금메달을 따낸 박태환을 떠오르게 했다. 첫 50m에서 1위로 치고 나간 안세현은 이후 몇몇에 역전을 허용했지만 추월을 최소한으로 막아내 4위로 골인했다. 2분06초67은 우승자 미렐라 벨몬테(2분05초26·스페인)의 기록과는 차이가 있지만 3위 카틴카 호스주(2분06초02·헝가리)와는 고작 0.65초 차이다. 호스주는 지난해 리우올림픽 3관왕을 차지한 선수. 이날 결선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을 0.87초나 앞당긴 안세현에게 0.65초 단축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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