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사가 아무리 저렴한 데이터 로밍 상품을 내놓아도 해외 지역에서 사용자가 쓸 수 있는 용량은 한정돼 있다. 더 많은 데이터를 소비하려면 그만큼 값비싼 요금제를 쓸 수밖에 없다. 결국 국내와 달리 해외의 제한된 정보통신기술(ICT) 환경에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온라인 콘텐츠를 즐기려면 새로운 데이터 절약 수단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국내 1위 포털 사업자인 네이버는 자사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데이터 세이버’라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앱으로 다양한 서비스 실험을 하는 ‘네앱연구소’에서 개발한 기능으로 데이터 소비량을 최대 80%(저화질 선택 기준) 절감해준다. 예를 들어 기사를 읽을 때 첨부된 사진의 해상도를 줄여줘서 소비하는 데이터를 줄이는 방식이다. 네이버 검색 서비스로 찾는 블로그나 카페 등에 올라온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소비 데이터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읽어 들이는 속도도 빨라 아직 3세대(3G) 무선통신 서비스 지역이 많은 해외 국가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미지 화질은 저화질을 비롯해 보통화질(데이터 50% 절약), 고화질(데이터 30% 절약) 등 3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이 기능을 사용하면 네이버 앱을 통해 하루 동안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어느 정도를 아꼈는지를 보여주는 통계도 볼 수 있다. 네이버 앱에서 설정 메뉴에 들어간 뒤 네앱연구소를 누르면 데이터 세이버 기능 작동이 가능하다.
네앱연구소 관계자는 “태국 방콕에서 여행지 관련 콘텐츠를 검색하며 자체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하루 평균 100MB의 데이터 절약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은 웹 브라우저 ‘크롬’을 통해 비슷한 기능을 제공한다. 크롬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74.1%가 쓰는 점유율 1위 웹 브라우저다.
크롬이 제공하는 데이터 세이버의 작동 원리는 비교적 고차원적이다. 기능을 켜고 크롬으로 인터넷을 쓰면 구글 서버에서 웹페이지 전체를 작게 압축해 내려받는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특히 이미지 화질을 낮춰 제공함으로써 데이터를 아낄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어떤 웹페이지를 들어가도 데이터 압축을 위해 구글의 서버를 거치도록 해서 전체적으로 이미지를 내려받는 속도가 느려진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스마트폰으로 크롬 앱을 켜서 설정 메뉴에 들어간 뒤 ‘데이터 절약 모드’를 활성화하면 된다.
다만 네이버와 구글 크롬 데이터 세이버 기능은 모두 안드로이드폰에서만 작동한다는 게 단점이다.
앱을 쓰지 않고 스마트폰 자체적으로도 해외 로밍 시 데이터를 절약하는 기능이 있다. 실제 사용하지 않는 앱에서 데이터를 보내거나 받는 것을 제한해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와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는 이 같은 기능이 탑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