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인 베네수엘라가 제헌의회 선거 이후 극도의 혼란에 빠지면서 국제원유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미국이 독재의 발판으로 제헌의회 선거를 밀어붙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겨냥해 석유 분야에 대한 제재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수급 불안정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싱가포르 원유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장중 한때 전 거래일보다 0.5%가량 올라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섰으며 북해산브렌트유도 0.63% 상승한 배럴당 52.85달러에 거래돼 지난 5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두바이유 9월 인도분 역시 장중 배럴당 50.50달러를 기록하며 약 2개월 만에 50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는 5월25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연장 결정 이후 10%가량 오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원유재고가 휴가철을 맞아 눈에 띄게 감소한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정권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예고함에 따라 글로벌 원유수급에 변동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앞서 30일(미국 현지시간)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마두로의 가짜 선거는 독재를 향한 또 다른 단계이며 우리는 불법 정부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한 강력한 비난을 쏟아냈다. 외신들은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미국 수출과 미 석유기업의 베네수엘라 투자를 금지하는 추가 제재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며 이 같은 제재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베네수엘라의 대미 원유 수출은 하루 평균 75만배럴 규모로 이는 미국의 전체 원유 수입량의 10~15%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