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로 시각장애인의 눈을 대신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 중인 삼성전자 사내벤처 릴루미노가 1년 더 C랩에 남기로 했다. 추가 기술개발을 통해 앱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전략으로 사내벤처가 C랩에 2년 동안 머무는 것은 이례적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VR 기기와 연동해 TV 시청과 글자를 읽을 수 있도록 하는 ‘릴루미노’앱을 개발 중인 ‘기어뷰앤드리드’는 올해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는 스핀오프 대신 내년까지 C랩에 1년 더 남기로 했다. 시장에선 릴루미노 앱에 대해 관심이 많다. 시각장애인의 눈 역할을 해 주는 시각 보조기기의 가격이 1,000만원대이지만 릴루미노 앱을 쓸 수 있는 기어 VR은 12만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어뷰앤드리드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시각장애인의 생활만족도 개선을 목표로 삼았다. 시각장애인은 앞이 전혀 안 보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명암을 구분하지 못하는 장애인은 전체의 14%뿐이다. 국내 27만여명에 달하는 시각장애인 대부분은 각막혼탁과 굴절 장애, 고도근시 등으로 인해 왜곡된 대상을 본다. 각막혼탁은 무색투명한 각막이 상처 등의 이유로 투명성을 잃어 시야가 뿌옇게 되는 것을, 굴절장애는 초점을 맞추는 눈의 기능 장애를 말한다. VR 기기를 착용하고 릴루미노앱을 이용하면 각막혼탁이 있는 시각장애인은 흐릿했던 사물의 윤곽이 뚜렷하게 볼 수 있고, 굴절 장애와 고도근시를 겪는 시각장애인은 릴루미노의 색 대비와 색 반전, 확대 기능을 통해 올바른 사물의 상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