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25일 충무아트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벤허’는 루 월러스(Lew Wallace)가 1880년 발표해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동명의 영화는 1959년 개봉해 아카데미어워즈 11개 부문을 수상하는 등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민우혁은 야구선수에서 가수로 전향 후 뮤지컬 배우로 다시 한번 제 3의 인생을 써내려 가고 있는 배우다. 지난 2013년 뮤지컬 ‘젊음의 행진’을 시작으로 ‘풀하우스’(2014), ‘김종욱 찾기’(2014), ‘사랑하니까’(2014), ‘총각네 야채가게’(2014), ‘쓰루더도어’(2015),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2015) 등 차근 차근 경력을 쌓아온 후 2015년 ‘레미제라블’로 대극장 뮤지컬 무대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 4월엔 두 번째 싱글앨범 ‘선물’을 발표하며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 민우혁은 KBS2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 ‘노래싸움 -승부’, JTBC ‘잡스’ 등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치 있는 입담과 뛰어난 유머감각을 선보인 바 있다. 최근엔 KBS 2TV ‘살림남2’에 그룹 LPG 출신의 아내 세미(본명 이세미) 등 가족과 함께 출연 중이다.
“작품을 하면 할수록 항상 배우는 게 많다”며 눈빛을 빛내는 5년차 뮤지컬 배우 민우혁은 매일 매일이 감사함의 연속이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①에 이어)다음은 용산구 한남동 스테이지B에서 만난 배우 민우혁과의 일문일답이다.
-햇수로 5년차 뮤지컬 배우이다. 2014년 ‘총각네 야채가게’ 때 이어 3년만에 만난다. 그동안 배우로서 변화가 있었다면?
“무대에 섰을 때 너무 행복하고 살아있다는 기분은 그대로입니다. 변화라면? 작품 수가 늘었고, 거기에 맞게 책임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요. 작품을 하면 할수록 항상 배우는 게 많아요. 제 자신이 뭔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껴요. 예전엔 제 것 하기도 바빴는데, 이제 상대방이 하는 걸 보게 되죠. 또 앙상블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보게 돼요. 예전에 없던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요.”
-‘벤허’ 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한마디로 홍보를 할 순 없지만, 말하라고 한다면 인류애 아닐까요. 결말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요. 반전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직접 와서 보셔야죠. 사실 ‘벤허’에 대한 이야기는 해도 해도 끝이 없어요. 뮤지컬이 보여줄 수 있는 게 다 들어 있는 작품이 바로 ‘벤허’ 거든요.
음악, 드라마, 메시지는 물론 볼거리도 풍부해요. 볼거리가 많아지면 드라마가 안 살 수 있는데, 저희 작품은 보여줄 걸 다 보여주면서 드라마가 다 살아있어요. 영화보다 더 섬세하게 잘 표현이 될 것 같아요. 이 모든 걸 말하려면 2시간이 넘게 저랑 이야기를 해야 해요.”
-‘레미제라블’ 이후 대극장 전문 배우로 불린다. 누군가는 민우혁에겐 이제 탄탄대로만 펼쳐질 일만 남았다고 하더라.
“대극장 전문 배우라기 보다는 좋은 배우, 좋은 스태프와 만나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작품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행복해요. 운좋게 소극장, 중극장 뮤지컬을 하고 나서 대극장 작품을 하게 됐어요. 그 때마다 선배들이 ‘우혁아 너 다음 작품이 중요하다’ 란 말을 해주셨어요. 그 뒤에 좋은 작품을 하게 됐을 때 ‘정말 축하한다’며 내 일처럼 기뻐해주셨어요. 이후
이제 너는 ‘아무 작품이나 하면 안 된다.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는 말을 해주셨어요. 그 말이 결국 책임감과 연결된다는 말이였어요. 나를 위한 타이밍에 ‘벤허’라는 작품을 만나게 됐고, 제 필모에 다시 오지 않을 의미 있는 작품을 하게 됐어요.“
-누군가는 민우혁을 보며 저런 뮤지컬 배우가 되고싶다는 꿈을 키울 수도 있다.
“후배들이 민우혁 배우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죠. 제가 유준상 배우를 보면서 ‘나도 저런 배우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데 정말 대단하세요. 오랫동안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 매체를 넘나들면서 좋은 작품을 꾸준히 하고 있고, 연기자로 인정받고 있잖아요. 후배들에게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는 선배이시잖아요. 자기 관리의 끝판왕이세요. 무엇보다 작품을 대하는 집중력이 존경스러울 정도입니다.”
-꼭 도전하고 싶은 뮤지컬 작품이 있다면?
“‘레미제라블’이요. 앙졸라 역에 이어 자베르 역, 장발장 역 모두 도전해보고 싶어요. 자베르란 캐릭터의 그 꺽이지 않는 신념에 반했어요. 자베르가 자살까지 갔을 때 ‘야! 죽음도 저렇게 멋있을 수 있구나’ 란 걸 느꼈거든요. 그 캐릭터를 꼭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장발장은 그 인생이 정말 드라마틱하잖아요. 연기적으로 내가 얼마만큼 표현을 해낼 수 있을까 스스로가 궁금한 작품입니다. ‘레미제라블’을 대표하는 넘버들을 다 표현하는 역할이다보니, 남자배우로서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현재 KBS 2TV ‘살림남2’에 가족과 함께 출연 중이다. LPG 출신 아내 세미와 아들 이든의 화목한 모습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살림남’ 시청자들의 연령층이 다양하기 때문에 저한테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해요. 가족을 위해 출연을 결정했는데 좋아하더라고요. 방송 이후 많이들 알아봐주세요. 저의 사생활이 노출이 되면서 생기는 이미지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해요. 저는 뮤지컬 배우이니까요. 처음에도 그랬고, 지금도 변함 없는 뮤지컬 배우입니다.”
-‘벤허’ 이후 차기 뮤지컬 작품이 정해진 게 있나?
“공연을 하면서 팬 분들을 만나면, ‘혹시 차기작은?’ 이란 질문을 하세요. 그 말이 절 설레게 해요. 다른 작품에서도 또 만나고 싶다는 뜻이잖아요. 다른 사람이 궁금해하고, 기대하는 걸 전 또 다른 모습으로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뮤지컬 배우란 직업이 너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