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아직 반환되지 않은 6개 미군기지 주변의 토양·지하수 오염도를 이달 직접 조사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그간 오염도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오염 여부를 알지 못하는 용산구·중구 소재 6개 미군기지 주변을 조사한다고 1일 밝혔다.
조사 대상이 되는 미군기지는 용산구의 메인포스트·수송부·정보대·니블로베럭·8군휴양소 인근과 중구 캠프모스 주변이다.
서울시는 “용산 미군기지 이전·반환이 올해 말 완료되기 전에 기지 내부 오염 현황을 정확히 파악한 뒤 정화 조치와 후속 작업을 해야 한다”며 “미군 측 반대로 기지 내부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주변 지역에 대한 조사를 우선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는 과거 오염 사고가 터졌던 곳 인근을 중점 조사할 계획이다.
용산 미군기지 앞 녹사평역 지하 터널에서 오염된 지하수가 발견된 것은 지난 2001년, 캠프킴 길 건너 지하철 공사장에서 흥건한 기름이 나온 것은 2006년이다. 미군은 용산기지 안에 대규모 지하 저장탱크를 설치해 유류를 보관했는데 여기에서 기름이 새어 나와 지하수를 타고 퍼졌다. 서울시는 2001년 이후 모두 62억원을 투입해 지하수 정화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시의 계속되는 정화작업에도 녹사평역 인근 지하수에서는 여전히 발암물질인 벤젠이 허용기준치의 최고 587배까지 검출되고 있다. 미군기지 안의 오염원을 그대로 둔 채 기지 주변만 정화하고 있어서다.
서울시는 분석이 끝나는 대로 오염도 조사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기준치를 넘는 오염 물질이 확인될 경우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부속서 규정에 따라 한·미 공동조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권기욱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올 연말까지 이전하는 용산 미군기지 내부 오염원에 대한 정화계획 수립이 시급한데 오염도는 물론 부지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중앙부처와 미군은 기지 내부 정밀 조사와 기지 반환 전 조속한 정화 이행에 협의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