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평가기준은 일자리 중심 경제기반 구축을 정조준하고 있다. 정원을 늘렸다고 해서 불이익도 없다. 오히려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고용의 질을 개선하면 최대 10점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비정규직과 간접고용의 정규직 전환과 일자리 나누기 등에 보너스 점수를 주겠다는 것이다. 세세한 기준이야 내년 6월 경영평가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겠지만 100점 만점에 10점의 가산점수는 과하다. 대체로 평가점수는 사회적 물의를 빚거나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지 않는 한 엇비슷한 편이다. 불과 2~3점 차이로 등급이 달라지니 고용창출 여부가 평가 결과에 결정적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경영평가 결과는 임직원의 보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흑자 공기업이야 정규직 전환 등에 나설 형편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공공기관으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비단 형평성의 문제만이 아니다. 수천 만원의 보수차이가 달린 사안이니 내부 경영혁신은 뒷전인 채 머릿수 늘리기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부작용이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자회사를 우후죽순처럼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뜩이나 ‘신의 직장’이라는 비판을 받는 마당에 새 평가기준이 무분별한 정원확충 같은 방만 경영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책이 철밥통만 늘리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총인건비 한도 제한 등 방만 경영 방지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