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브리핑+백브리핑] "트럼프 정부서 일 못하겠다" EPA 베테랑 공무원 줄사표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후 환경보호청(EPA) 베테랑 공무원들의 ‘사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30년 경력의 엘리자베스 베시 서덜랜드 EPA 수자원국 과학기술담당관이 사직서를 제출하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스콧 프루이트 청장 취임 이후 EPA에서 이어지고 있는 줄사퇴 대열에 합류했다.


서덜랜드 과학기술담당관은 이날 제출한 사직서에서 “환경 부문은 진실을 가린 근거 없는 믿음의 일시적 승리로 고통받고 있다”며 “진실은 화석연료로 인한 전쟁도, 환경규제로 인한 경제위기도 없으며 인간의 활동이 기후변화를 만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에는 EPA 산하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커뮤니티 위원회의 과학자 출신 위원 2명이 사임했으며 3월에는 기후변화자문역을 맡았던 마이크 콕스가 공직생활 25년 만에 EPA를 떠났다.



[백브리핑]‘사직행렬’ 이어지는 이유는

환경규제 완화하는 트럼프에 반감


새정부 출범 후 예산도 3분의 1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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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에서 벌어지는 사직 행렬은 “기후변화는 중국이 만들어낸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며 환경규제 완화에 앞장서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 때문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경규제가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 원흉이라며 올 초 취임 이후 지금까지 30여건의 환경규제를 폐지하거나 지연·중단시킨 바 있다. 3월 사직한 콕스 자문역도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광부들에게 헛된 희망을 주기 위해 기초적인 과학을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의회에 제출해 심의가 진행되고 있는 2018회계연도 예산에서 EPA의 예산을 3분의1로 줄여 ‘EPA 힘 빼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서덜랜드 담당관의 사직이 기후변화 저지와 환경보호를 업적으로 내세우며 EPA에 힘을 실어줬던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180도 다른 분위기 탓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EPA 측은 “서덜랜드 담당관이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연차가 돼서가 아니라 정부 예산안 때문에 그만뒀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공무원들의 사직 시점이 정권보다는 개인적 문제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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