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3일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며 8·27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대선에 패배한 지 3개월 만이고 제보 조작 사건 수사 결과가 발표된 지 3일 만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3정당이 무너지면 국민은 그저 포퓰리즘의 대상이 되고 정쟁에 동원될 것”이라면서 “제가 살고자 함이 아닌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안 전 대표가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출마 발표를 눈앞에 뒀던 안 전 대표는 2일 만찬 회동에서 자신과 가까운 초·재선 의원들까지도 출마를 만류하자 막판까지 장고를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3당으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안 전 대표는 ‘극단적 중도주의’ 노선을 제시하며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시사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제 정치적 그릇을 크게 하고 같이하는 정치세력을 두텁게 하겠다”면서 “우리 생각에 동의하는 정당들과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함께) 뜻을 관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안철수계 의원들이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등 당내에 전운이 감돌고 있어 이를 수습하는 것이 안 전 대표의 첫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배숙 의원을 비롯한 당 소속 의원 12명은 이날 “안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 재고를 충정으로 조언한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우리는 대선 패배와 증거조작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운 지도부를 세워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내 동교동계 원로들의 집단탈당도 점쳐진다. 앞서 박지원 전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당내 중진이나 고문단이 탈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만류했다. 이들은 반대 성명을 발표한 12명의 의원들과 소통하며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