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 설비업체 씨에스윈드가 국내외에서 부는 친환경 바람을 타고 실적과 주가 모두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전역에 풍력설비 생산 거점을 보유 중인 씨에스윈드의 투자 매력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새 정부 들어 탈원전 정책 수혜주로 꼽히며 일찌감치 전고점을 돌파했다.
씨에스윈드는 지난달 24일 올해 2·4분기 영업(잠정)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35% 급증한 114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29억원으로 24% 감소했지만 지난해 2·4분기에 비주력 분야인 해상구조물의 일회성 매출(300억원)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도 사실상 늘었다. 지난해 23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였던 것과 비교하면 환골탈태 수준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가율이 낮은 베트남법인의 호주·태국 등 신규시장 매출이 늘었고 캐나다법인의 구조조정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2·4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적자전환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8일 1만6,500원까지 추락했던 주가는 지난 2일 종가기준 2만9,200원으로 5개월 만에 76.97% 올랐다.
씨에스윈드가 주목받는 것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들의 에너지 정책이 친환경 쪽으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 특성상 각 나라의 에너지 정책에 따라 수주 방향이 결정되는 씨에스윈드 입장에서는 전 세계에 불고 있는 친환경 바람이 더할 나위 없는 기회인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오는 2030년까지 20%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국내 풍력과 태양광에서 생산된 전력이 전체의 약 1%대에 불과한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씨에스윈드의 향후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글로벌 원전 시장의 양대 축인 프랑스가 2025년까지 원전을 17기까지 폐쇄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씨에스윈드에는 호재다. 프랑스는 자국에서 생산한 원전 전력을 독일과 스페인 등 주변 국가에 연간 3조~4조원 수출하고 있다. 프랑스가 원전 전력 생산 비중을 줄이면 풍력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를 그만큼 확대해야 한다. 한 연구원은 “씨에스윈드의 총 매출에서 유럽 쪽 풍력타워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25%에 이르며 내년부터 영국 해상풍력 매출이 반영되면 이 비중이 30%를 웃돌 것”이라며 “프랑스는 아일랜드·영국 등과 더불어 씨에스윈드의 주력시장 중 하나여서 원전 축소 결정으로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씨에스윈드는 미국·유럽·아시아 등 5개 권역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다변화하는 글로벌 풍력발전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호주와 태국은 과거 풍력 설치량이 적었지만 발전단가가 낮아지고 탄소배출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풍력발전 설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생산공장이 위치한 베트남도 내년부터 제너럴일렉트릭(GE) 주도로 1GW 규모의 풍력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며 재생에너지 설치가 거의 없는 사우디아라비아도 올해 700㎿급 풍력단지 건설에 나선다. 풍력발전 업계 관계자는 “대중량 시설인 풍력타워의 공급은 설치 지역에서 가까운 업체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며 “전 세계 200개 이상의 풍력타워 업체 가운데 글로벌 전역을 전담할 수 있는 생산 거점을 보유한 업체는 씨에스윈드를 포함해 대여섯 곳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