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이 여름에 장기 휴가를 떠나는 것은 관례로 당연히 여겨져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17일 간 휴가는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당인 공화당 지도부에 대해 현행 건강보험법(일명 오바마케어)을 개정할 때까지 ‘휴가 금지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들여 오바마케어 폐기와 대체법안(일명 트럼프케어) 입법을 독려하면서 “이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내 책상에 이 법안이 올라올 때까지 이 곳(워싱턴DC)을 떠나선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주문에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공화당 지도부는 최근 의회의 8월 휴회기 시작을 다음 주 말까지 미룰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오바마케어 폐기 시도가 무려 세 차례 연속 수포가 되면서 추진력이 상실되자 ‘러시아 스캔들’과 잇단 국정 과제 좌초에 지칠 대로 지친 트럼프 대통령도 결국 ‘휴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장기 휴가 계획은 백악관의 냉난방 시스템을 포함해 낡은 시설을 보수하는 작업과도 관련돼 있다고 AP는 보도했다. 정부는 백악관 웨스트윙(참모 집무동)의 낡은 냉난방 시스템을 교체하는 동시에 본관 내·외벽 도색, 카펫과 커튼 교체, 기자실 천장 누수 공사 등을 오는 21일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