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4일 “북남 사이에 대화가 이뤄지자면 대화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자세와 입장을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아울러 “대화의 동력은 북남관계를 대하는 남조선 당국의 근본 입장과 실천 행동에 달려 있다. 그래야 북남 대화라는 거대한 수레를 우리 민족의 지향과 염원에 맞게 잘 움직여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른바 ‘조국통일 3대 헌장’을 내놓은 지 20주년 되는 날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문 대통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잔여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지시한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신문은 이날치 1면 사설에서 “남조선 당국은 반민족적인 외세 공조 책동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며 “범죄적인 사드 배치 놀음을 걷어치워야 하며 미국에 추종해 핵전쟁의 재난을 몰아오는 군사적 도발 망동을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은 한미와의 대결 의사가 변하지 않았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비난 수위를 한껏 높이고는 기습적으로 대화 공세를 폈던 북한의 과거 관행으로 볼 때 대화를 하더라도 주도권은 자신들이 갖겠다는 것이 본심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러시아·이란 패키지 제재 법안에 서명한 데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미국의 제재 소동이 다른 나라들에는 통하겠는지 모르겠으나 우리에게는 절대로 통할 수 없다”는 외무성 대변인의 논평을 보도했다. 대변인은 “미국의 반공화국 제재법 조작은 우리의 다발적이며 연발적인 핵 무력 고도화 조치에 질겁한 자들의 단말마적 발악에 불과하다”며 “걸핏하면 주권 국가들에 대한 제재법을 조작해내고 제재 몽둥이를 휘둘러대는 미국의 책동은 국제법적으로도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깡패 행위”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