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習, 베이다이허서 장기집권 길 열까

당대회 앞두고 권력배분 논의

측근 왕치산 7상8하 전통 깨고

시진핑 2기 체제 총리 될수도

리커창은 서열 3위로 이동 관측

차기 중국 수뇌부 인사와 주요 정치·경제 이슈를 논의하는 전현직 지도부 비밀회동인 ‘베이다이허’ 회의가 개막한 가운데 중국 정가의 관심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와 리커창 총리의 거취에 쏠리고 있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7명에 대한 동정 보도가 지난 2일부터 중국중앙(CC)TV의 메인뉴스에서 사라졌다면서 중국 전현직 고위인사들이 베이다이허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중국의 전현직 수뇌부가 7월 말∼8월 초 휴가 시즌에 베이징 동쪽 보하이만의 허베이성 친황다오 휴양지에 모여 비밀리에 인사와 국정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 베이다이허 회의의 최대 관심사는 가을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이뤄질 지도부 인사다. 시진핑 2기 체제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과 25명의 정치국 위원, 370명 안팎의 당 중앙·후보위원 자리를 놓고 권력배분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시 주석의 1인 지배력이 커짐에 따라 전직 지도부의 영향력이 줄어 베이다이허 회의의 의미가 많이 퇴색하기는 했지만 중국 정가는 여전히 이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 기율위 서기가 7상8하(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라는 중국 지도부의 전통을 깨고 정치국 상무위원에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그의 총리 기용설도 나오고 있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주룽지 전 총리의 총애를 받았던 금융전문가 왕치산 서기의 역할이 시진핑 2기 체제에서 경제 분야로 넓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시 주석 2기 체제에서 총리에 등용되고 리커창은 중국 권력서열 3위인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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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1인 절대권력 체제를 굳혀가는 시 주석의 권력집중을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장쩌민 전 주석 등 은퇴 원로들이 견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베이다이허 회의에 불참한 장 전 주석이 올해 베이다이허를 찾을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시 주석의 1인 권력이 탄탄해지면서 중국 공산당이 시 주석 집권 1기 성과와 방향을 토대로 ‘시진핑 사상’의 골격을 완성하고 이를 당장(당헌)에 포함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따르면 장젠궈 중국 공산당 중앙조직부 부부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 국가통치의 새로운 이념·사상·전략이 이미 과학이론과 실천체계·사상체계로 완성됐다”며 시진핑 사상이 당의 지도사상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공산당 당장에 오른 지도사상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등이다. 장쩌민과 후진타오의 지도이념은 두 지도자의 이름이 아닌 3개 중요 사상, 과학발전관으로 표현되고 있다. 올해 당대회에서 시진핑 사상이라는 표현이 채택되면 시 주석은 마오쩌둥·덩샤오핑에 이어 본인 이름이 들어간 지도이념을 가진 세 번째 지도자가 된다.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또한 1982년 폐지된 공산당 주석 자리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포함한 당 조직 개혁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당 주석직이 부활되면 2012년 당 총서기에 오른 시 주석이 오는 2022년의 당대회 이후에도 당 주석직을 맡아 지배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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