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권

단타만 노리는 외국인…단기債 수익률 바닥 뚫고 지하로

外人 원화채권 매수세에 국고채 1년물 수익률 올 최저

북핵 리스크에 단기차익 노린 투자 늘어 시장 혼란 우려

"글로벌 긴축 통화정책 완화"…중장기채 매수도 늘 듯

1111




외국인들이 원화채권 단기 투자에 열을 올리며 1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일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만기가 짧은 단기물에 대한 매매는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거나 악재가 나타날 경우 언제든 물량을 일시에 털고 나갈 수 있다. 실제 지난 4월 100조원을 넘었던 외국인은 6월 초 110조원까지 늘렸다가 6월 말 일시에 채권을 팔아치우며 시장 금리 상승을 부추기기도 했다. 채권전문가들은 “하반기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긴축 우려가 완화되면 중장기채로 투자심리가 확산되겠지만 그전까지는 외국인의 채권 단타매매에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일 국고채 1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4bp(1bp=0.01%포인트) 하락한 1.435%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1년물 금리는 외국인의 단타매매에 올 들어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435%는 지난해 11월10일 1.426% 이후 최저치다. 이와 달리 3년물·5년물·10년물 등 중장기물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3년물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5·10년물은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 수급상황에 따라 등락을 나타낸 것이다.

관련기사



국고채 1년물 수익률이 하락한 것은 단기차익을 노린 외국인투자가들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원화채권 매수세는 국내 시중금리 하락 요인이다.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 잔액은 지난달 106조4,541억원으로 지난 2015년 기록한 최대치(106조2,295억원)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 채권시장의 ‘큰손’으로 꼽힌 템플턴 펀드가 매도 규모를 키우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졌지만 최근 들어 전체 외국인 자금 흐름이 증가 추세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템플턴 펀드의 비중이 2·4분기 들어 3% 수준으로 감소했음에도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 잔액은 오히려 늘었다. 하지만 외국인의 원화채권 시장 유입은 대부분 단기물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 추세지만 북핵 등 다시 환율이 상승할 수 있는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단기간 치고 빠지는 투자로 차익을 얻고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리는 박스권 상태기 때문에 수급에 따라 만기별로 채권 수익률이 달라진다”며 “글로벌 통화정책과 북핵 리스크 등 환율 상승 요인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이 재정거래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거래란 국내에 들어온 외국계 투자자가 자국 본점에서 낮은 금리로 달러를 가져와 국내 은행에서 원화로 바꿔 국내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환차익과 금리 차를 동시에 얻는 투자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원화채권은 높은 국가신용등급을 보유해 펀드의 평균 신용등급 유지에 도움이 된다”며 “또 절대금리 수준은 낮지만 여타 신흥국 대비 장단기 금리 차가 커 만기가 짧아질수록 채권가격이 상승하는 롤링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단기채 매수가 하반기에는 중장기채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긴축 우려가 완화되며 보험사를 중심으로 기관의 장기채 투자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원화채권의 가장 큰 매수 주체인 템플턴의 시각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금투는 “신흥국 채권시장 내에서 인식되는 원화채권의 성격과 특징이 달라졌고 원화채권을 바라보는 템플턴펀드의 시각에도 변화가 생기며 단기물보다 5년 이상 중장기물 원화채권에 대한 매수 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BOE 등 대부분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긴축 우려는 완화하고 있으며 보험사를 중심으로 장기채 투자도 확인되고 있다”며 “3·4분기에는 단기채에 머물던 매수세가 중장기채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