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시중에 풀린 5만원권 80조 넘었다

첫발행 후 연 10조원씩 늘어

가계 비상금 80%가 5만원권

시중에 풀린 5만원권이 액수로 80조원을 넘어섰다. 첫 발행 이후 8년 동안 연평균 10조원씩 더 풀린 셈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지폐 중 장수로 따져도 1만원권을 제치고 가장 많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5만원권 발행잔액은 80조3,642억원이다. 2009년 6월 첫 발행된 뒤 5만원권의 발행잔액이 8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폐발행잔액은 한국은행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 중 환수된 돈을 제외하고 시중에 남은 금액을 뜻한다.


5만원권 발행잔액은 전체(101조3,685억원)의 79.3%을 차지한다. 전체 지폐 장수(49억8,100만장) 가운데서도 32.3%(16억700만장)로 1만원권(15억6,300만장)보다 많다. 시중에 유통되는 지폐 3장 중 1장이 5만원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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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은 보관과 사용이 편리하다는 점에서 발행과 유통이 늘고 있다. 특히 비상금으로 선호도가 높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3월 발표한 ‘2015년도 경제주체별 화폐사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계가 비상용으로 쌓아놓은 ‘예비용 현금’의 80.7%가 5만원권이었다. 기업도 보유현금을 확대하면 5만원권으로 늘리겠다고 답했다.

고액권인 5만원권은 비리·불법자금에 쓰이거나 탈세와 돈세탁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았다. 다만 고액권 사용 증가는 물가 상승과 함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설명도 있다. 김광명 한은 발권기획팀장은 “미국·일본 등 경제규모가 큰 나라들은 고액권의 발행잔액이 전체의 90%를 넘기도 한다”며 “우리나라 5만원권도 과거에 비하면 환수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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