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폭염 속에서 축산 농가의 시름이 깊어간다. 무더위를 견디지 못한 가축들이 줄줄이 죽어나가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이 277만8,000마리에 달한다고 9일 밝혔다. 닭이 269만1,000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오리 5만7,000마리, 메추리 2만마리, 돼지 1만마리 등이었다. 지난달 20일 폭염특보가 처음 내려진 때를 전후로 폐사가 시작됐다. 장마전선이 물러나고 폭염이 본격화된 25일부터는 하루 평균 1만~6만마리의 가축이 집단폐사했다. 전날까지 경기도에서는 닭 24만2,000마리와 메추리 1만마리, 돼지 351마리가 죽었다. 경기 남부지역 낮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오른 지난 5~6일에는 가축 1만8,000마리가 무더기로 죽었다.
충남과 전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충남에서는 최근 한 달 동안 30만2,962마리(닭 30만1,939마리, 돼지 523마리, 오리 500마리)가 폐사했다. 전남에서는 32만498마리(닭 29만6,730마리, 오리 2만2,872마리, 돼지 896마리)가 죽어나갔다. 앞서 조류인플루엔자(AI)의 유행으로 피해가 컸던 닭이 폭염으로 다시 희생당했다. 좁은 공간에 닭을 몰아넣어 키우는 밀집 사육이 폐사의 주 요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각 지자체는 축산 농가에 ‘여름철 주요 가축 관리 요령’을 배포해 폐사 피해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폭염 피해를 줄이려면 축사를 항상 청결하게 관리하고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며 “피해가 났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가축재해보험도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