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월트디즈니사가 내년부터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넷플릭스에 대한 콘텐츠 공급을 순차적으로 중단하고 자체 동영상 서비스로 전환하기로 했다.
8일(현지시간) 디즈니는 스트리밍 업체 밤테크 지분 42%를 15억8,000만달러에 추가로 인수해 지분율을 75%로 높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디즈니는 내년 스포츠채널 ESPN, 이듬해 디즈니 영화 콘텐츠를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월드디즈니스튜디오와 ‘어벤져스’의 마블엔터테인먼트, ‘스타워즈’의 루카스필름, ‘토이스토리’의 픽사스튜디오 등 디즈니가 사들인 주요 스튜디오의 오는 2019년 이후 신작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디즈니는 아직 자체 서비스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디즈니 ‘유통 독립’ 선언 이유는
유료채널 가입자수 줄어들어
제작자-소비자 직거래 유도
콘텐츠 유통수익 확보 나선 듯
디즈니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제공하기로 한 것은 유료채널을 통한 콘텐츠 유통수익을 지키는 동시에 넷플릭스의 다채널 통합공급 방식에 대응해 차세대 미디어 유통에서 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디즈니는 영화 및 스포츠 콘텐츠를 고가의 단독 유료채널로 케이블TV를 통해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월정액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는 넷플릭스 사용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디즈니 유료채널은 직격타를 맞았다. 지난 2010년 이후 디즈니의 대표적 스포츠 유료채널인 ESPN 가입자 수는 1,000만명 이상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분기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9% 줄어드는 등 주요 수익원이었던 유료 케이블 시장의 추락이 가속화하자 디즈니는 자체 콘텐츠 유통이라는 대대적인 정책전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전략은 넷플릭스의 부상으로 고전해온 할리우드 제작사가 소비자와의 직거래 유통을 시도하며 차세대 미디어 유통 방식에서의 경쟁을 선언했다는 의미도 있다고 외신들은 평했다. 넷플릭스 공급망에 동참하지 않는 제작사들이 늘어날수록 넷플릭스 플랫폼의 영향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제작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신규 전략을 가속화해 미디어 산업 변화의 초석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