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치명적인 성분이 포함된 살충제 달걀 공포가 발견 국가인 벨기에·네덜란드는 물론 전 유럽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해당 달걀 성분이 포함된 가공식품이 국내에도 반입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정부 역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살충제 달걀 파동이 국내에까지 확산될지 초미의 관심사다.
9일 서울경제신문 조사에 따르면 코스트코를 비롯한 상당수 대형마트와 오픈마켓에서는 로투스의 ‘미니리에지와플’ ‘파피스 벨기에 코코넛 마카룬 쿠키’ ‘벨지움 펄슈가 와플’ 등 벨기에산 달걀을 쓴 것으로 추정되는 과자·빵류 제품 등이 판매되고 있다. 아울러 독일산 달걀이 함유된 것으로 보이는 ‘커클랜드 시그니춰 벨기에 초콜릿 쿠키’ 등 상당수 제품도 여전히 문제없이 판매되고 있다.
벨기에는 지난달 일부 달걀에서 살충제인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국가이고 독일 역시 살충제 달걀을 발견, 지난 7일부터 사법당국이 정식 수사에 착수한 나라다. 유럽에서 살충제 달걀로 문제가 되거나 문제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국가의 달걀이 눈에 띄지 않는 가공식품 함유물 형태로 국내 시장까지 유통되는 셈이다. 살충제 달걀 파문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제품이 시중에 아직 팔리는 것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현장 검사조치가 8일부터 비로소 시작했기 때문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에 유통되는 유럽산 직수입 달걀은 그나마 아직 별문제가 발견되지 않은 스페인산 달걀이 유일하다. 벨기에와 네덜란드산은 한 번도 수입된 적이 없다. 다만 달걀 자체가 난황·분말 등 가공 형태로 들어오거나 과자 등 가공식품 함유 형태로 들어오는 경우는 일일이 전수조사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는 상태다.
식약처는 현재 진행하는 검사에 문제가 되는 제품이 발견될 경우 판매 금지 등의 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제 막 검사가 개시됐기 때문에 달걀이 직수입된 적이 없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절대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직 살충제 달걀이 직접 들어온 경우는 없으나 노른자·분말 등 다른 형태로 들어온 경우가 있는지 유통단계부터 검사하는 중”이라며 “가공식품에도 벨기에산 등 문제가 되는 달걀 성분이 포함됐다면 조치를 취해야 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유럽 살충제 달걀 파동이 제과·빵 등 상당수 유럽산 제품 수입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가공식품 대다수에 달걀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만큼 소비 심리 위축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산 고급제과를 취급하는 판매자들과 수입자들이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