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이 분양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대책 이후 서울의 첫 분양단지인 ‘공덕 SK리더스뷰’. 이 아파트의 견본주택이 처음으로 문을 연 11일,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실거주 목적의 관람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하지만 8·2 대책 이전과 비교하면 방문객은 눈에 띄게 줄었고 다소 한산해 보이기까지 했다.
이날 오전 10시 개관 시간에 맞춰 견본주택 앞에는 약 100여명의 대기자가 줄 서 있었다. 입장하기까지 30여분의 시간이 소요됐다. 대책 이전 분양한 아파트 견본주택들에 수백명이 이른 아침부터 몰려와 입장하기까지 1시간 이상 소요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분양현장마다 빠지지 않았던 ‘떴다방’(불법 이동식 중개업소) 역시 이번에는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자 방문객의 발길은 더 줄어들면서 12시께 모델하우스 밖에서 대기하는 인원은 한 명도 없었다, 행사 보조업체의 한 직원은 “오전 11시께부터 대기자가 없어 바로 입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런 모습은 그 동안의 분양시장의 과열을 불러온 가수요를 걸러낸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상담인원 중 대부분이 가점제 적용 여부와 대출 한도를 물어보는 질문이 많다”면서 “실수요자 위주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다만, 실거주자라 하더라도 이번 대책은 큰 부담이 된다는 반응이 컸다. 정부가 서울 전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묶으면서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40%까지 하향했기 때문이다. 마포구의 40대 여성 A씨는 “청약 경쟁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해서 저도 이번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한지 알아보려고 왔다”면서 “당첨이 되더라도 대출 규제가 강화 돼 계약을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약마감 여부도 예측 불가능한 상태라는 설명이 있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이번 대책이 너무 강도가 높다 보니 어떤 것도 예측하기 힘든 상태”라면서 “미분양 여부는 현재로선 예상하기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