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경찰 지휘부가 최근 벌어진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의 진실공방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김 장관은 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경찰 간부 60여명이 참석한 지휘부 회의에 참석해 “일체의 자기주장이나 상대에 대한 비방을 중지하라”며 “불미스런 상황이 되풀이된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도 공직기강을 염려하고 있다”며 “이번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지휘권 행사를 고민했지만 경찰에 다시 명예회복의 기회를 주는 게 맞다는 건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3시께 굳은 표정으로 경찰청 회의실에 들어섰다. 의례적인 인사도 없이 자리에 앉자마자 곧바로 질책을 시작했다. 본인 발언이 끝난 직후 기존 회의의 관행을 깨고 논란의 당사자들에게 직접 신상발언을 하도록 했다. 이 청장은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드린 것을 매우 부끄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지휘부 모두가 심기일전해 국민 안전을 지키는 본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 교장 역시 “국가적으로 엄정한 시기에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고 깊이 반성한다”며 “최근 일련의 상황은 공명정대하게 처리되고 해소될 것으로 생각하며 앞으로 본연의 업무인 경찰교육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두 사람의 발언이 끝난 뒤 “검경수사권 조정이라는 숙원을 앞에 둔 상황에서 최소한 경찰이 흔들리면 안된다는 절박함 때문에 왔다”며 “경찰이 거듭 나는 걸 전제로 경찰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앞서 강 교장은 지난해 11월 광주경찰청장 근무 당시 이 청장이 광주경찰청 페이스북에 ‘민주화의 성지’ 문구가 담긴 게시글이 올라온 것을 질책하고 해당 표현을 삭제토록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또 이 청장이 “민주화의 성지에서 근무하니 좋으냐”고 비아냥거렸고 촛불집회를 폄하하는 발언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청장은 공식 입장을 내고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고 강 교장은 이를 다시 반박하는 등 경찰 수뇌부 간 진실공방이 이어졌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