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미중 북핵 갈등이 무역전쟁으로 번진다는데…

한반도 위기상황을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그제 전화 통화를 하며 북핵·미사일 해법을 논의했다. 양 정상은 평화적 해결이라는 원칙에만 동의했을 뿐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드러냈다.


주목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무역제재 카드를 또다시 거론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등을 겨냥해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불공정무역 조사를 지시할 예정이라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유엔 제재에 참여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미온적인 중국 측에 더욱 강한 압력을 넣겠다는 계산이다. 중국이 “무역관계를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 갈 뿐”이라며 맞대응하겠다고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번 조치가 실행에 옮겨지면 트럼프 정부가 처음으로 중국 제재를 목표로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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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위기를 해결하는 데 미국과 중국의 외교가 핵심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사코 북한을 감싸는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유럽연합(EU)마저 긴급회의를 소집할 만큼 국제사회의 최대 관심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런 마당에 정부는 시종일관 방관자 역할에 머물러 국민들이 외신에 의존해서야 상황을 접하는 형편이다. 우리가 끼어들어 복잡한 구도를 만드는 것보다 상황을 지켜보면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게 청와대의 인식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정부와 정치권이 중심을 잡기는커녕 본질을 회피한 채 책임공방만 벌이고 있으니 답답한 일이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당사자인) 한국이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한다”면서 “중요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충고했다. 8·15광복절 경축사와 취임 100일을 맞아 직접적인 대북 메시지를 내놓는다는 청와대가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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