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4일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당분간 미국의 행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의 괌 포위사격 방안을 보고받고 만족감을 드러낸 뒤 “미제의 군사적 대결 망동은 제손으로 제목에 올가미를 거는 셈이 되고 말았다”며 “비참한 운명의 분초를 다투는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최악의 폭발계선으로 몰아가고 있는 미국에 충고하건대 과연 지금의 상황이 어느 쪽에 더 불리한지 명석한 두뇌로 득실관계를 잘 따져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어 “조선반도지역에서 정세를 완화시키고 위험한 군사적 충돌을 막자면 우리 주변에 수많은 핵전략장비들을 끌어다 놓고 불집을 일으킨 미국이 먼저 올바른 선택을 하고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며 “미국은 우리에 대한 오만무례한 도발행위와 일방적인 강요를 당장 걷어치우고 우리를 더 이상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이 예고했던 이달 중순 포위사격을 실행에 옮기는 대신 미국의 입장 변화를 지켜보겠다고 밝히면서 당분간 극에 달했던 북미 간 긴장관계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위원장은 “미국놈들이 우리의 자제력을 시험하며 조선반도 주변에서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면 이미 천명한 대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망신을 당하지 않으려면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정확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위협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계획한 위력시위 사격이 단행된다면 가장 통쾌한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라며 “우리 당이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실전에 돌입할 수 있게 항상 발사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오는 21일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합동군사연습 등을 명분으로 긴장관계를 다시 조성해 대미(對美)·대남(對南)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