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대표는 서울고법 형사1부(김인겸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자신의 항소심 공판에서 “많은 사람이 힘들어하고 고통받는데 저만 억울하다고 하면 도의에 안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삿돈 108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 계속 부인해왔던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수사관이었던 김모씨에게 총 2억5,000여만원을 뇌물로 준 죄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모두 부인해왔다. 다만 그는 김수천 전 부장판사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는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을 내릴 예정이었지만 정 전 대표가 입장을 바꾼 점을 고려해 변론을 재개하고 오는 18일 선고 공판을 열기로 했다. 검찰은 앞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정 전 대표는 자신의 재판을 잘 부탁한다며 김 부장판사에게 수입 스포츠유틸리티차량 ‘레인지로버’ 등 총 1억5,000만원 어치 금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또 100억원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에게 법조계 로비 명목으로 수십억원의 수임료를 준 혐의 등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정 전 대표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최 변호사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6년을 받았고 김 부장판사는 1심에서 징역 7년이 선고됐지만 2심에서는 일부 뇌물 수수 혐의가 무죄로 인정돼 징역 5년으로 감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