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순매수 규모가 대폭 줄었다. 특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여파로 ‘차이나머니’가 계속 빠져나가는 가운데 중동계 자금도 지난 4월부터 연이어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다 북한 리스크 확대로 국내 주식을 많이 들고 있는 미국계 투자자의 차익 실현이 늘어나며 5·6월 각각 2조원까지 들어왔던 매수 규모가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투자가는 주식시장에서 5,79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주식 보유 잔액은 사상 처음 600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매수세는 한풀 꺾였다. 지난달 1조7,570억원을 사들였던 외국인의 매수는 전달의 32%에 그쳤다. 특히 7월26일부터 31일 사이 4거래일 동안 1조83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 사이 코스피지수는 2,434.51(7월26일)에서 2,401.71(7월31일)로 뚝 떨어졌다. 국가·지역별로는 미국과 유럽의 매수 규모 감소폭이 컸다. 외국 주식투자 비중이 40%로 가장 높은 미국은 6월 1조8,45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난달에는 9,440억원을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미국은 4월 3,100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제외하고는 올 들어 1조~3조원대 매도를 지속해오다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7월이 처음이다. 영국도 1,410억원 순매수에서 지난달 -5,300억원으로 순매도로 돌아섰으며 독일(-820억원), 아일랜드(1,250억원) 등도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사드 여파로 연초부터 자금을 빼고 있는 중국은 -760억원으로 매도 폭을 키웠고 중동계 역시 4월부터 계속해서 매도 우위다.
자금 이탈은 최근 아시아 시장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올해 초부터 8월 첫째 주까지 한국·대만·인도·태국 등 아시아 증시의 외국인 자금 동향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은 1∼6월 아시아 증시에서 월별로 28억∼119억달러 수준의 순매수를 계속하다 7월 돌연 순매도로 돌아섰다. 7월 외국인의 아시아 증시 순매도액은 1억4,600만달러로 집계됐고 8월은 첫째 주에만 3억7,500만달러어치를 팔아치운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