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박용진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케이뱅크의 신용등급별 대출 취급 건수는 3~6등급이 72%에 달했으며 고신용자에 해당하는 1~2등급 취급 비중은 23%에 불과했다. 3일 카카오뱅크의 일일 취급 비중 또한 3~6등급이 74%, 1~2등급이 19%를 기록했다. 다만 두 은행 모두 7등급 이상 저신용자의 취급 비중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은행권의 고신용자(1~3등급) 취급 비중은 약 50~60% 수준으로 기존 은행과 비교하면 중금리 대출 취급 비중이 확실이 높다.
다만 대출금액 기준으로 보면 고신용자에 비교적 많이 치중돼 있었다. 케이뱅크의 경우 1~2등급 취급 비중이 37%, 3~4등급이 38%, 5~6등급이 21%를 차지했다. 7등급 이상은 2%에 불과했다. 인터넷은행이 출범 초기인 만큼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 데이터가 쌓이지 않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들에게는 적은 한도로 대출을 승인해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 취급 실적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4~7등급 중신용자의 경우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저축은행 혹은 대부업에서 두 자릿수의 높은 금리를 적용 받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신용자의 대출 한도가 작고 금리가 예상보다 높다는 평가가 많지만 예전 같으면 이들은 아예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했을 고객들”이라며 “특히 케이뱅크의 경우 KT의 통신실적 등과 연계해 해외로밍 실적을 파악하는 등 중신용자 중에서도 우량 고객을 걸러내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인터넷은행이 중신용자를 타깃으로 잡은 것은 애초 설립 취지 중 하나가 서민층을 중금리 대출로 포용하기 위함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범 후 3년간 약 25만명에게 약 7,240억원, 10년간 총 3조6,000억원 수준의 중금리 대출 공급 계획을 수립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하면서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업권 간 경쟁 또한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용진 의원은 “카카오뱅크가 단순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업권 등에 새로운 경쟁을 촉발해 소비자에게 더 좋은 혜택을 제공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